“北당국, 시세보다 높게 줄테니 외화 바꿔라”

최근 북한 당국이 무역회사를 상대로 달러나 중국 위안화(元) 등 외화를 외환시세보다 높게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이 같은 조치가 최근 북한 시장 내 환율과 물가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3일 중국 단둥(丹東)에 나와 있는 한 무역일꾼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은 조선무역은행 등을 통해 무역회사들에 외화(북한에서는 ‘현화’라고도 함)를 시중 시세보다 높게 내화(內貨. 북한 돈)로 환전해 주겠다고 조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회사들만 이 같은 조치에 호응하고 있고, 대다수 무역회사들은 저금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 무역일꾼은 데일리NK에 “10월경 당국에서 당시 현화(외화) 가격보다 조선 돈을 올려준다고 하면서 현화를 바치라(바꿔라)고 했지만, 머리가 좋고 돈이 많은 무역일꾼들은 돈을 내지 않고 무역은행에 다 저금을 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북한에서는 내화의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마당에선 달러나 위안화가 선호되고 있다. 때문에 무역회사들도 내화로 운영자금을 보유하기 보다는 무역은행에 저금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군 무역은행에 저금하면 상급 단위의 검열에 걸릴 위험이 없고, 해당 은행과 사전협의 하에 필요할 때 일정한 수수료를 지불, 환율변동에 영향 없이 외화로 자금을 대부받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선 해당 은행일꾼에게 뇌물 등이 주어진다.


현재 무역일꾼들 사이에선 당국의 이 같은 조치가 2012년을 앞두고 각종 행사준비와 10만 세대 건설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되고 있다.  


그는 “당국에서는 10만 세대 건설과 각종 행사 준비로 인해 현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현화를 요구할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현화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외화확보를 위해 환전상이나 무역회사를 상대로 국내 외화를 사들이는 조치를 종종 강제 시행해 왔다.


이와 관련 박형중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2011년 6월 초 평양 소재 고려은행과 무역은행을 통해 개인 환전상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국내 외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국이 내부 외화 수집 정책을 취할 때마다 환율이 오르고, 더불어 물가까지 폭등하며 주민생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식량가격의 급등 원인으로 꼽히는 환율상승도 당국의 이 같은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무분별하게 내화의 통화량을 늘리면서까지 외화확보에 나서면서 환율이 급상승,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그동안 북한 당국은 기업소나 무역회사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무역은행에 입금시키도록 조치해 왔다. 하지만 관련 책임자들은 입출금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은행에 입금시키기 보다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가 수시로 사용해 왔다.


자금이 필요한 무역부문의 기업소가 출금 문건을 만들어 무역은행에 제출하면 외화(달러, 엔, 위안, 유로, 파운드 등)를 대부 받을 수 있다. 보통 이자율은 3~5%이지만, 최근에 외화부족으로 대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소 지배인 출신의 한 탈북자(2011년 입국)는 데일리NK에 “무역부문 책임자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무역은행에 입금하면 ‘범의 아가리에 넣는다’고 말한다”면서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가 필요 때마다 개인 환전꾼들을 통해 환전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도 무역은행 등이 아닌 개인 환전꾼들에 외화가 집중되자 불법 ‘돈장사’를 적발하기 위한 전투를 해마다 수차례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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