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단속에도 평양서 南중고의류 매매 성행”

북한 당국의 단속 강화로 한때 평양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남한산(産) 중고 의류제품이 최근 들어 다시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5월 초부터 시작된 남한 물품 단속이 최근엔 좀 수그러들었다”면서 “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보안원들이 많은 양의 물품이 아니라면 일정 정도 눈감아 주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국이) 워낙 철저한 단속을 이야기하니 장사꾼들도 대놓고 팔지는 못하지만 이른 아침이나 저녁 파장 전에는 사고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남한산 중고 옷이 주민들에게 워낙 인기가 많아 단속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평양 시장에서 남한산 중고 옷이 한 벌당 1만 5000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알려왔다. 쌀(1kg) 가격이 43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보통 두 배 정도인 7000~8000원에 거래가 이뤄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으로 남한산 중고 옷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2배 상승했다는 것.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북중 국경지역 밀수꾼들에 의해 상표를 떼고 들여와 시장에서 거래되던 남한산 옷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은 통제·단속 제품으로 분류해 유통 차단에 나섰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시장 거래가 아닌 개인 간 직접 거래 방식으로 매매를 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을 통해 연일 남쪽을 비판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남한 제품을 찾으니 이를 단속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주민들은 나름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면서 “개인 창고를 만들어 대량으로 유통하거나 배달하는 장사꾼들도 많다 보니 자연스레 단속이 풀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속을 조금 강화하면 장사꾼들은 (당국이 지정한) 공식 시장에서는 통제 물품을 팔려고 하지 않으면서 암시장이 성행하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메뚜기 장사꾼’들과 ‘똑똑이 장사꾼(집집마다 방문하는 장사꾼)’들이 목돈을 챙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남한산 제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시장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장사꾼-주민들 간에 밀착되어 있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북한 시장화는 거스를 수 없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남한산 초코파이 감소→남한산 초코파이 가격 상승→평양 룡성식료공장 자체 개발·판매 시작→남한산 초코파이 가격 하락→당국, 남한산 초코파이 유통 차단→개인 매매 발생과 초코파이 계(契) 성행→시장에서 판매 재개 등 일련의 과정에서도 파악된다.


소식통은 “국가가 인민경제를 전반적으로 책임지지 못 하는 상황에서 통제만 하다 보면 반드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찍어 누르기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불만이 크게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종의 ‘눈감아주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보안원들이 장사꾼들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이 갈수록 비대해지고 상인이 자본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돈주(신흥 부유층)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뇌물로 생존해야 하는 보안원들의 단속의 느슨함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이어 “보안원들 봉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뒷돈(뇌물)을 받아 챙기는 현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불법 제품을 파는 행위에 대한 단속으로 장사꾼과 보안원들의 쫓고 쫓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확 줄어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간부들이 남한 제품을 찾고 있고 최근엔 이를 중간에서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보안원들”이라면서 “보안원들과 안면을 튼 장사꾼들은 이미 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등 (당국) 단속의 효과는 갈수록 줄어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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