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농업 생산량 감소 예상되자 ‘알곡 유출 방지’ 지시

소식통 “탈곡 현장서 알곡 훔치면 강력 처벌” 교양도 진행

북한 당국이 가을걷이(추수)를 앞두고 농장별로 알곡 유실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내부소식통이 25일 알려왔다. 이와 함께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알곡 유실을 엄중히 처벌한다는 내용의 주민 교양도 진행했다.

북한은 올해 여름 이상고온과 태풍 솔릭에 이은 홍수 등 잇따른 자연재해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올해 7월 전국적으로 농작물 피해 상황을 조사했고, 9월 초에는 농장별로 예상 수확고 판정을 진행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9월 초순 보안서에서 농장과 인민반 별로 교양 모임을 개최하고 ‘알곡유출을 막기 위한 포고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포고문에는 올해 가뭄과 큰물로 알곡 생산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가을 걷이 과정에서 낟알이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는 내용이 강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이 알곡 유출 행위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행태는 ▲현물 상환 농사비용 부풀리기 ▲추수 과정에서 농장원들의 알곡 훔치기 ▲알곡과 시장 물품 차판 거래 행위 등이다.

농장들은 한 해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와 원유, 비닐, 비료 등을 구입하기 위해 연초에 개인들에게 자금을 빌린다. 이 빌린 돈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현물로 상환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당국은 이 거래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빌린 돈을 부풀려 알곡을 빼돌리는 불법행위도 막겠다는 것이다.

또한 농장원들이 분배량 감소를 우려해 추수 현장에서 직접 알곡을 빼돌리는 것을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시장 상인들이 농장에 물품을 싣고 와서 낟알로 바꿔가고, 낟알을 차에 싣고 다니면서 장사하는 행위도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포고는 직접 포고문을 내다 붙인 것이 아니라 보안원들이 선전자료를 직접 읽어주면서 진행했다”면서 “탈곡 현장에 무장한 경비대를 배치하고 필요하다면 군부대까지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농업개혁과 생산량 향상으로 농장별로 자율적으로 진행해온 가을걷이에 대해 당국의 통제와 감시가 강화되면서 농장원들의 올해 분배 몫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올해 곡창지대인 평안도와 황해도에 자연재해가 들면서 예상 수확고가 기대치에 밑돌자 당국이 사전 조치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실제 생산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가 농장원들의 분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사무국장은 “농장에서 수확을 끝내면 올초 계획량의 30%를 정부가 수매하고, 농사경비 상환과 내년 농사 여유곡 보장을 마친 다음에 주민들에게 분배를 한다”면서 “실제 분배는 못주면서 서류로만 분배를 인정하는 행위가 만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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