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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무산에 사는 정명금(가명·38) 씨는 “쌀과 식료품 값이 오르자 장사가 잘 안 된다. 사람들이 매식도 안하고 겨울 걱정만 한다”며 최근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에서 두부밥과 국수 등을 팔고 있는 정씨는 2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보통 가을이면 여느 때 보다 음식도 잘 팔려 장사가 그런대로 되었는데, 이번 가을은 음식을 사먹는 사람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다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무산은 쌀값이 1kg에 1천원 안팎이다. 중국쌀만 9백원 내외다.
정씨는 “환율도 뛰는 추세이다. 여기 달러상들은 100달러에 35만원까지 뛸 것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장마당 환율은 100달러에 30만 8천원 수준이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북한의 함경북도 무산, 회령, 온성에 첫 눈이 내렸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 가을이 끝나지 않은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닥친 눈 바람에 서둘러 겨울옷을 꺼내 입었다고 한다.
그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눈깨비와 눈까지 내려 시장 안쪽은 시커먼 흙탕물이 넘쳐 사람들은 줄었다”면서 “늘어난 꽃제비만 돌아다니는 광경은 10년 전 ‘고난의 행군’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정 씨는 기자에게 “중국 세관이 폐쇄된다는 소문도 있다. 국제봉쇄인지 뭔지 하는게 언제 풀리오?”라고 물었다.
기자가 “쉽게 알수 없지만, 김정일이 핵 포기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자, 정씨는 “그럼 안되겠구만요”라고 힘없이 대답했다.
그는 “이번 가을은 너무 춥소”라며 전화를 끊었다.
북한에서도 가을이 되면 수확된 쌀이 배급되기 시작하면서 쌀값이 내리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보다 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오르는 추세다. 지난 9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
핵실험으로 대북 경제제재가 가속화되는 요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