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농근맹, 김정은 아닌 농민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어제가 조선농업근로자동맹창립 70돌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인민문화궁전에서는 중앙보고회, 축하문 전달 등 틀에 박힌 식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어서 농근맹 소속 중앙예술선전대와 예술소조원들의 ‘원수님 따라 이 세상 끝까지’라는 축하공연까지, 한 마디로 농근맹 창립 70돌을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행사였습니다. 농업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정치조직이 어떻게 돼서 일개인에 불과한 김정은한테 충성을 맹세하는 한심한 조직으로 전락하게 됐는지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1946년 1월 31일, ‘북조선농민조합연맹’으로 출범할 당시만 해도 북한인구의 절대다수였던 농민들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었습니다. 그러나 1951년 2월 ‘조선농민동맹’으로 1965년 3월 25일에는 현재의 ‘조선농업근로자동맹’으로 바뀌면서 규약도 “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조직 전개하는 믿음직한 방조자이며 농업부문의 근로대중을 연결시키는 인견대”라는 사실상 김일성 개인에게 충성하는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것도 북한에서 가장 최하층 대접을 받는 조직으로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북한에서 농근맹원이라고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사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습니까. 얼마나 한심한 대접을 받으면 70돌을 맞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노동신문 4면에 달랑 보고회 소식이 겨우 나올 정도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현재 130여만 명의 농근맹원들은 김정은 일가에게만 충성하는 한낱 농사꾼에 불과할 것입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도 농근맹의 역할은 여전합니다.

강산이 7번이나 변했을 70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원수님 따라 이 세상 끝까지’ 가라는 노래나 부르고 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힌 노릇입니까.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 합니다. 농근맹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김정은 3대 세습정권에 충성을 강요하는 것과 같은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일 하면서도 천하게 대접받는 협동농장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기대하는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농근맹 창립 70돌을 맞으며 농업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