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논평원 글 전문가 견해

북한이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내놓은 대남 강경 입장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 전환 압박,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 통미봉남의 실현, 남남갈등과 한미동맹 분열 노림수 등의 의미를 읽었다.

이들 전문가는 또 북한이 이번 경고에 이어 조만간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남북관계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9월5일 담화가 지난 10일 뒤늦게 공개됐는데, 거기에 들어있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대목을 행동화한 측면이 있다.

북한이 지난 군사실무회담에서 대북 전단살포의 중단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취하겠다고 한 조치들을 조만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북한의 이러한 메시지 배경으로는 첫째 최근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남측 여론이 북측에 우호적이기보다는 해제를 한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큰 데 대한 반발심일 수 있다. 둘째, 남측에 대한 강한 압박을 통해,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셋째 남남분열과 한미분열을 노리는 전략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의 체제에 대한 부정에는 단호하게 행동해 왔다는 점이다. 곧 행동화가 예상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언명 수준에서는 6.15와 10.4 선언을 존중한다는 데까지 갔지만 진정성에선 아직 미흡한 측면이 있다. 정부의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것을 재촉하는 차원에서 글을 내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북한은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고 상당히 위기 상황이지만 체면 때문에 남측과 대화에 전면적으로 나올 수는 없는 처지다. 자신들의 체면을 깎지 않으면서 진정성을 가진 대화를 제의할 것을 남측에 강하게 제의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북미관계가 좋아지니 북한의 대남 협상력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고 생각된다.

또 삐라 살포 문제가 있다.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에서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는데 그렇게 안되니 성의를 표시하라는 것이다.

최근 북미 합의로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얘기해서 합의를 보면 된다고 생각하고, 남한과 얘기해서는 별 실익이 없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북한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기준을 엄중하게 세워 스스로 실용정책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좁힌 결과라고 볼 여지도 있다. 실용정책은 좀더 유연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 최근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에서 대북 전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미 그때 남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한은 지금 경제 상황이 안 좋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도 안 좋아진 상태여서 어떻게 보면 극도로 예민해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감 있고 남북관계가 잘 풀려가는 상황이라면, 조금 불만 있어도 이렇게 심각하게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의 추가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군부쪽은 남한의 작전계획 수정 논의가 나오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군부는 또 남한의 자본주의를 확산시키는 개성공단 사업이나 관광에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앞으로 실리가 아니라 이념이 앞서는 방향으로 남북관계가 전개될 수 있다. 전단 문제에 대해 정부가 시민단체에 자제를 요구하는 게 필요하다.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영향이 예상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현명하게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은 일단 북미관계에서 최근 합의로 숨통이 트였다. 그러니 아무래도 대남관계에서는 세게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북한의 기를 살려준 측면이 있다. 북한으로선 일단 부시 대통령과는 올해 끝난 것이고, 6자회담을 한다고 해도 더 이상의 합의는 없을 것이고 이 정도에서 굳히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남북관계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 북한이 남한을 압박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남한의 새 정부를 굴복시키려는 것이다. 북한은 강한 경고와 더불어 앞으로 여러가지 공세를 취하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금강산이 닫힌 상황에서 개성에 대해서도 공세를 취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넓게는 북방한계선(NLL)도 문제를 삼을 여지가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판단한다면 NLL같은 문제에서도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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