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논문서 김일성·김정일 발언 인용 줄었다”

과거 북한에서 발표되는 논문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교시가 글머리 부분에 반드시 등장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수태 고려대학교 교수는 16일로 예정된 한글학회 주최 ‘612돌 세종 날 기념 전국 국어학 학술대회’용 발표문에서 “북한에서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교시가 머리 부분에 반드시 돋움체로 인용되어 그 글이 발표되기 위한 정당성을 확보하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교수는 김일성이 ‘심부름군’을 ‘혁명과 건설의 일정한 부문에서 사업하는 사람’으로 해석했고, 김정일이 ‘종자’에 대해 ‘씨앗’이 아닌 ‘문학예술작품의 기본 핵’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던 점을 상기하며 “2000년 이전 북한에서는 김일성 부자가 언어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김 부자가 직접 언어 의미에 영향을 미친 내용이 자주 나타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의 논문은) 남의 논문에 대한 비평이나 비판, 옹호가 전혀 없이 자기주장만을 진술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선철 국립국어원 연구원은 미리 발표한 발제문 ‘북한 교과서 학술용어의 어휘론적 분포 양상’에서 분단된 지 60여 년이 흐르면서 남과 북의 일상어는 물론 학술용어, 어휘론 등 연구 분야까지 남북 언어가 상당히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이 분석한 남북 교과서 용어의 특징적 차이점에 따르면 문법 교과서인 경우 105개의 대응쌍 가운데 무려 68개(64.8%)가 서로 다른 용어를 쓰고 있고, 한문 교과서인 경우에는 용어의 56.6%가 달랐다.

또 문학(24.4%), 음악(43%), 미술(38.8%), 지리(36.3%) 과목에서 남북한에서 쓰이고 있는 학술용어가 다르게 쓰이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남한 용어는 한자어 명사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합성어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고유어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북측의 자료가 충분하지 못하여 그쪽의 용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였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남북 언어의 전체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황대화 중국 해양대 교수의 ‘광복 후 북한에서의 방언 연구’, 홍종선 고려대 교수의 ‘북한의 국어사전 편찬과 ‘겨레말 큰사전’’, 소강춘 전주대 교수의 ‘남북한 국어정보화의 현황과 과제’ 등의 논문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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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