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만경대 가문’ 언급…3대세습 포석?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김정일의 조부 김형직의 ‘지원(志遠) 사상’을 강조하면서 ‘만경대 가문’을 언급하고 나섰다.

신문은 이날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 이 구호를 더 높이 들고 나가자’라는 사설에서 ‘지원(志遠) 사상’에 대해 “미래를 위하여, 이것은 조선혁명의 전역사에 관통되어 있는 고귀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출간한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1권에 따르면 ‘지원’은 김형직의 평생 좌우명으로, ‘뜻을 원대하게 가지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신문은 ‘지원’의 의미를 ‘대(代)를 이어 혁명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사상’이라며, 김형직이 지었다는 노래 ‘남산의 푸른 소나무’에도 “‘만경대 가문’의 투철한 혁명관, 미래관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오늘 우리는 당의 혁명위업수행에서 참으로 중대한 역사적 시기에 살며 투쟁하고 있다”며 “선군혁명의 위대한 역사와 전통을 굳건히 계승하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승리를 이룩하여야 할 무거운 시대적 사명이 우리에게 지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직이 1920년대 ‘항일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도강한 것을 기념한다며 평안북도 의주 압록강가에 설치된 비문.ⓒ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은 과거에도 주민들에게 ‘대를 이어 충성하라’는 식의 가계 우상화 차원에서 ‘만경대 가문’을 언급해 왔다. 특히 김형직에 대해서는 1917년 ‘조선국민회’를 조직해 3.1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교육하고 있으며, 심지어 유관순 열사의 항일운동도 김형직이 ‘지도’한 결과라고 선전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주민들에게 혁명투쟁을 강조하면서 만경대 가문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때문에 신문의 이같은 주장이 ‘김씨 일가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주민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만경대 가문’을 언급한 것은 곧 ‘김일성-김정일-김정일 아들’로 이어지는 권력구도의 정당성을 강조키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만경대 가문’은 북한의 봉건적 문화를 그대로 표현하는 말”이라며 “김정일 생일(2월16일)을 앞둔 상황에서 ‘3대 세습’과 직접적 연관 해석은 어렵겠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장남 김정남이 ‘새별장군’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김정일이 지난달 8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자신의 삼남 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한 ‘교시’를 내렸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3대 세습’을 예상케 하는 정보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도 “북한이 최근 ‘만경대 정신’과 ‘백두산 혁명위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3대 세습을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경대란 김일성의 생가이며, 백두산은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북한 당국은 선전하고 있는 곳이다.

신문은 지난달 12일 ‘정론’에서도 새해공동사설에서 제시된 ‘혁명적 대고조’를 설명하며 “1950년대 천리마진군과 1970년대의 ‘속도전’에 이어 선군혁명의 대고조이며 백두산에서 개척된 혁명위업을 인민의 최고의 정신력으로 굳건히 이어나가는 위대한 계승의 대고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