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김정은 족벌정치에는 왜 눈감나”

요즘 한국에서는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사건이 터져 나와 많은 주민들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최순실이라는 여성이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것을 이용해 ‘비선실세’로 국정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사리사욕을 채워왔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최순실은 검찰에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모든 신문, 방송들이 매일같이 ‘최순실 사건’과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내며 한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특대형 정치추문사건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추악한 실상을 평한다”는 장문의 논평을 냈습니다. 남한의 정치 문제에 대해 이렇게 긴 논평을 낸 건 이례적입니다. 논평은 ‘박근혜의 혼신을 지배해 온 무당, 수렴청정으로 움직이는 허수아비정권, 썩을 대로 썩은 오물 정권, 침몰하는 근혜순실호’라는 소제목까지 달아, 최후의 심판까지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정치 문제는 한국 국민들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김정은 정권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닙니다. 특히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하기 전에 자기들 허물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북한에도 최고지도자와의 관계를 믿고 전횡과 부패를 휘둘러 온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새해 첫날이 되면 사돈에 팔촌은 물론 이들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세배를 하러 와 거의 일주일이나 걸렸을 정도입니다. 또 김일성에게 얼굴 도장을 찍은 사람들은 작은 권력이라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김일성과 가까운 친척들은 요직에 앉아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김정일과 김정은 때도 친족과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는 소수의 측근을 중심으로 통치를 해왔습니다. 현재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갓 서른인데 중앙당 선전선동부, 서기실, 조직지도부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통합니다.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은 김정일의 동창이자, 김정은 형제들의 스위스 유학 시절 집사 역할을 했던 가장 가까운 측근 중 하나입니다. 최고지도자의 가족이거나 소수의 측근들이 밀실에서 나라와 인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정책들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한국의 정치 문제를 비난하기 전에, 김정은 일가의 족벌정치, 측근정치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작업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입니다. 만약 노동신문이 김정은 일가의 3대에 걸친 비정상적인 정치를 폭로한다면,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족벌정치, 측근정치가 청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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