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원들의 멸사복무 독려, 그 진실은?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입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20일자 노동신문 1면 사설을 보면 “전체 당원들이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는 것은 경애하는 원수님의 하늘같은 믿음에 량심과 의리로, 실천으로 보답해 나가는 충정의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전체 노동당원들에게 ‘인민을 위한 열혈투사’가 되자고 독려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26일 이 시간에는 ‘노동당원들의 멸사복무’를 강조하고 있는 북한<노동신문> 내용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장님, ‘멸사복무(滅私服務)’라는 말은, 북한당국이 싫어해서 그동안 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북한은 남한에서 사용하는 어휘들을 못 쓰게 했어요. 예를 들면 무궁화나 물망초 같은 꽃 이름도 못쓰게 했고, 이 ‘멸사(滅私)’라는 것도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고 해서 남한에서 쓰는 말이었는데 거의 못 쓰게 했죠. 그래서 주민들도 멸사라는 말을 알고는 있지만 거의 사용을 안했었는데 이번 노동신문에 멸사복무라는 말이 들어간 것으로 봐서 지금은 남한에서 사용되는 어휘를 쓰는 것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어휘의 차이가 북한 내에서도 혼돈을 가져다주기도 해요. 예를 들면 남한에서 막걸리라고 부르는 것을 북한에서는 탁주라고 불렀었는데 북한이 이것을 탁주에서 막걸리로 전부 통용해버렸습니다.

1-1. 이렇게 노동신문이 노동당원들에게 열혈투사가 되자고 호소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 당 창건 70주년을 맞으면서 김정은이 인민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고 분석한 것과 연결 지어 본다면 김정은은 다시 한 번 당원들에게 인민을 위해서 멸사복무하고 헌신하고 희생하는 열혈투사가 되라고 강조하는 거예요. (노동당원들에게, 평당원들에게) 희생을 많이 해라, 목숨을 바치라고 하고 있는 것이죠. 충성심을 발휘하라고 독려하는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당원들한테 이런 부분까지 요구하는 것이 높아지면서 당 조직의 역할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2. 20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1면 사설에서, ‘창당의 첫 시기부터 인민대중과 혼연일체를 이루고 인민을 위하여 투쟁하여 온 우리 당 역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가요?

북한 노동당은 원래 북조선 노동당 본국이 기타 정당들하고 합쳐지면서 노동당으로 명칭을 바꾼 것이에요. 노동당은 1945년 10월 10일에 창립을 선언하고 그 뿌리를 ‘트드’라고 했어요. 이는 1926년 10월 17일 ‘타도 제국주의 동맹’이라고 김일성이 길림 육문중학교 시절 조직을 하나 모았는데 그것을 노동당의 뿌리라고 하거든요. 이때부터 북한에서는 “트드에서 시작된 조선 노동당의 역사적 뿌리”라고 설명을 해대서 북한 주민들에게 노동당은 인민 대중의 뿌리를 박은 정치조직이 된 것이에요. 물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에요. 인민 대중과 혼연일체를 이뤘다, 그리고 그 인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 투쟁한 당이다라는 것은 맞아요. 그러나 그 당을 영도하는 수령을 위해서 당이 충성을 다하는 것이고, 충성하는 당원들이 있기에 또 다시 수령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이죠. 북한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보면 맞긴 맞습니다. 주민들을 기층으로 하는 당 조직으로 시작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심지어 당원들의 헌신적 복무를 강조하기도 하는데, 노동당원이 실제로 인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나요?

여기서 굉장히 큰 모순이 나옵니다. 노동당원들은 일반 간부 집단들도 굉장히 많지만 일반 평당원, 우리로 말하면 일반 회사원들 속에서도 당원들이 굉장히 많아요. 때문에 당 세포라는 것이 조직돼 있고 그 당원들이 모아져서 부문당이 되고 부문당이 모아져서 초급당이 되고 초급당이 모아져서 시당이 되고 그런 것이에요. 노동 당원들도 인민이에요 그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 하는데 또 무슨 헌신을 하라는 겁니까.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당증을 매고 죽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어요.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많은 노동당 당원들이 굶어 죽었어요. 그때 죽은 사람은 당원자격을 박탈한 것이라고 여겨서 죽은 사람들 당증을 회수하러 다녔던 당 비서들도 있었어요.

따라서 노동당 당원들은 김일성이나 김정일로부터 무한한 희생의 대가를 치른 집단이기도 한 것이죠. 그래서 그냥 당원들과 인민을 분리하는 말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는 거지요 인민 그 자체가 당원이고 당원 그 자체가 인민인데 마치 인민하고 당원을 구분하듯이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4. 노동당증이 ‘토끼 값도 안 된다’는 소식통의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노동당원이라는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요?

과거에는 노동당에 입당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 여겼고 경쟁도 치열했죠. 당에 입당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이 10분의 1밖에 안됐거든요. 그래서 입당경쟁이 심했는데 최근에는 입당하는 것에 대해서 주민들은 그렇게 신경을 안 써요. 따라서 당의 역할이 쇠퇴했고 의미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죠.

5. 당과 수령에 대한 인민들의 믿음과 충정이 더욱 굳세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당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주민들은 북한의 노동당을 ‘어머니 당’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어머니 당이 자식들인 주민들을 굶겨죽였잖아요. 그래서 주민들은 90년대 식량 위기 때 어머니 당이 어디 갔습니까, 뭐합니까, 어디에 있어요라며 불만을 토로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결국 어머니 당이라고 지칭했던 부분은 자식으로서 당에 대해 대가없는 충성을 강요했던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은 더 이상 당에 바라지도 않고 당이 요구하는 것은 국가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엄격하다고 볼 수 있어요. 시키는 일을 실행하지 않으면 반(反당) 이라든가 반(反)혁명이라는 말이 붙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강제적으로 일을 실행한다고 보는 것이죠.

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정치조직이에요. 노동신문에서는 정치조직이라는 말을 빼고 평당원이라는 말을 계속 하는데 이것은 마치 노동당원들이 인민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당의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김정은은 이 책임에서 쏙 빠진 거죠. 따라서 일반 주민들한테 희생을 강요하는 메시지를 담은 사설이라고 보면 됩니다.

6.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비교해서 김정은 시대에 주민들의 당에 대한 충성도를 평가해 본다면 어떻습니까?

일반주민들이나 당원들의 당에 대한 충성도는 바닥이에요. 주민들은 어머니 당이 인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당이 정책을 변경해서 주민들에게 먹고 살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된다고 하는데 당에서는 그 일은 안하고 그냥 끝없는 희생과 무조건적인 봉사를 바라고 있죠. 따라서 주민들의 당에 대한 충성도는 김일성 시대에 비하면 완전 바닥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시키는 것을 안 하면 무서운 감투가 뒤집어 씌어져 가지고 숙청과 청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하는 게 대다수지 충성하는 마음이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7. 노동당원이라는 것을 떳떳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1970·80년대 노동당원이라고 하면 아주 명예가 있고 긍지가 있었는데 그 이후는 당원에 대한 명예가 굉장히 실추됐죠. 식량위기를 겪으면서 당의 역할이 사라진 거죠. 일반 평당원들이 굶어나가면서 당원들 스스로 자긍심과 명예가 떨어졌기 때문에 다시 명예심을 갖도록 하려는 것이죠.

8. 노동신문은 또 ‘백두의 칼바람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제로 사상적으로 무장되어 있나요? 예전만 못한 거 아닌가요?

‘백두의 칼바람’이라는 것은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반당 적대세력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나 보복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통 숙청할 때 칼바람 정신이라고 하는데 그 칼바람 정신으로 무장해야 된다는 것은 계급적으로도 아주 잘 준비돼서, 우리를 반대하는 세력에 대항해서 단호한 입장과 투쟁을 하라는 것을 독려하려는 메시지고, 또 평당원들이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국경지대에서 당증하나에 중국 돈 몇 천원에 거래될 때가 있었어요. 그 정도로 실추가 됐거든요.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더욱 땅으로 떨어진 당원들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사상적으로 준비를 하고 각오를 가지라는 독려 부분이에요.

9. 최근 언론매체에 따르면, 고위급이 탈북해서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체제 수호 세력이 북한을 떠난다는 것은 ‘당원들이 사상적으로 무장돼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뉴스에 북한고위층인 외교관들과 해외주재관들 20명 정도가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하죠. 1년에 20명이면 적은 숫자가 아니에요. 이들이 망명정부를 꾸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각 부처마다 들어왔다고 합니다. 아주 높은 고위층은 아니더라도 북한에서 핵심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골수분자들이 망명해서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들도 사상적 변질이 심하게 일어났다는 것이죠.

이같이 핵심당원들의 이탈이 심하다는 것은 그 체제의 변질이 심하고 노동당자체가 변질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노동당이 오래 못 갈수도 있다는 그런 부분으로 볼 수 있죠.

10. 또한 노동신문에서는 김정은이 ‘인민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헌신하는 고결한 인생관을 지니신 분’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국장님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김정은이 나선수해복구현장에 공식적으로는 한 번 갔는데 비공식적으로 한 번 더 갔어요. 수해현장에 갔을 때 당 창건일 전에 복구를 완료하라고 지시해서 복구가 빠른 시일 내에 완공이 되긴 했는데 날림식으로 빨리 하다보니까 벽에 물이 흐르고 했다 그래요. 그런데도 주민들을 입주를 시켰어요. 입주는 시켜놓고 군인들이 다시 나와 가지고 부실한 부분들을 손질하고 있는데 진정 인민을 위해서 헌신하는 국가 지도자라면 그걸 10월 10일이라는 날짜를 정해놓고 완료하라고 하기 보다는 겨울이 되기 전에 인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집에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공사를 다그치는 것이 정상이란 말이에요.

이는 김정은이 인민의 진정한 행복과 안녕을 원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자기의 치적을 위해서 살고 있는, 독재안정화를 위해서 살고 있는, 지도자 자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인민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헌신하는 고결한 인생관’이라고 쓰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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