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 ‘위에서 아래까지’ 동요 클듯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일 정권 수립 60주년 경축 열병식에 불참한 사실은 권력층과 주민들 사이에서 각종 유언비어를 낳고 불안감을 심으며 북한 사회를 뒤숭숭한 분위기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991년 12월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된 이래 작년까지 각종 기념일에 열린 10차례의 열병식에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었고, 특히 올해는 북한 당국이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하자고 선전했던 기념행사였던 만큼 북한 주민이라면 김 위원장의 열병식 참석을 당연시했고, 불참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불참은 열병식 참석자들은 물론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녹화중계를 통해 북한의 전 주민에게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의 불참 이유를 “적들의 책동으로 신변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식의 선전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실제 불참 이유에 의문을 품고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 각종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다.

특히 일상 생활에 바쁜 노동자.농민 등 일반 주민들보다 지식인들이나 고위층이 권력 변화 가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와병설을 넘어 유고설까지 나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같은 소문이 퍼질 경우 북한 당국은 당조직과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성 등을 통해 통제에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열병식 불참에 가장 민감한 계층은 아무래도 고위층이다.

사실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극비에 속하기 대문에 김 위원장의 일부 측근을 제외하고는 알기 어렵지만 이번 불참을 통해 고위층은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점을 확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올해 66세인 데다 심장질환.당뇨 등의 지병이 있다는 사실은 고위층 사이에선 큰 비밀이 아니어서, 김 위원장의 일인지배 체제에 익숙한 고위층에게 김 위원장의 행사 불참은 북한 체제의 앞날과 그에 따른 자신들의 운명을 매우 구체적으로 걱정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1990년대 초 권력층에서는 김 위원장이 말에서 떨어져 간질발작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 봉화진료소에서 치료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며 “고위층은 자신들의 장래 때문에 김 위원장의 회복 여부에 촉각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북한 권력층은 당시 김 위원장의 비리나 실정을 잘 알고 있고 그를 비난하기도 했지만, 막상 김 위원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자 “김정일이 죽어서 체제가 무너지면 김일성.김정일 부자에게 충성해온 우리도 모두 죽는다”며 크게 걱정했다는 것.

1990년대 초 동유럽의 붕괴 도미노 때도 북한의 일부 고위층은 북한 체제의 붕괴와 자신들의 운명을 크게 우려했었다고 고위층 탈북자들은 증언했다.

현재 김 위원장의 나이가 66세로 연로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한배를 탔다고 인식하는 고위층의 장래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위층은 특히 후계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으로 인식하고, 김 위원장을 대신할 권력의 중심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고위층 탈북자는 “아직은 후계구도가 안개 속이어서 자칫 줄을 잘못 섰다가는 김 위원장과의 후계싸움에서 밀려난 김평일과 김평일의 측근들처럼 집안이 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위간부들은 전전긍긍하면서 권력향배를 살피는 데 여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