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서 벌어지는 관광·협력사업 ‘위험요소’ 찾아 없애야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정부는 11일 오전 5시께 발생한 금강산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11시간이 지나서야 ‘금강산 관광 중단’ 등을 발표했다.

북측이 사건 발생 이후 4시간이나 지난 뒤 현대 아산에 이를 통보했고, 현대아산도 2시간 넘게 시간을 끌었다. 현대아산측이 통일부에 보고한 시각은 오전 11시30분, 통일부는 11시 40분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사실을 알렸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이로부터 1시간 50분이 지난 오후 1시30분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합동참모본부는 박 씨의 사인을 ‘질병사’로 추정, 청와대에 보고해 정부의 초기 상황판단에 혼선을 야기했다.

때문에 이날 오후 2시 20분에 열린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에서도 대북관계의 개선에 대한 입장표명은 있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미묘한 시점에 겹쳤다’ ‘두 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하기 그지없다.

사태가 확산되자 청와대는 14일 이동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유기적인 시스템 대응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정부의 위기대응 시스템 부재를 시인했다.

북측은 사건 발생 38시간 만에 금강산 사업 담당 기구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사태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현지조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에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고 큰 소리다.

현재 정부는 통일부 홍양호 차관을 수장으로 하는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 사태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전통문을 통해 북측에 제안한 ‘합동 진상조사단’ 구성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북측의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주무부서인 통일부도 오랜만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진상 조사 자체에 전혀 진전이 없어 ‘현대아산’의 조사 보고만 넋놓고 기다리는 형국이다.

실제 합동 진상 조사단 구성을 북측이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좀더 기다리겠다”는 반응이고, 현대아산 측과의 방북 내용도 “돌아와 봐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이다. 더불어 ‘현장보존’에 대한 사전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북측의 ‘의도된 도발’ 내지 ‘과잉 대응’이고 인명을 소홀히 하는 야만적인 행위이다. 특히 금강산 관광은 남북 당국이 관광객들의 신변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빠른 시일내 위기관리 체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북측에서 진행되는 관광 및 사업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위험성을 찾아 없애야 한다.

이후 정부는 즉각 철저한 현장 검증과 조사에 따라 북측으로부터 사죄를 받아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피해자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북측이 1차 반응을 보인 대로 사고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억지주장하거나 진상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관광사업을 더 계속할 명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