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남북접촉 제안 ‘방식·시기’ 눈길

북한의 최근 남북접촉 제안은 그 방식 및 시기 등에 있어서 몇 가지 특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북한이 남북 당국간에 그동안 이용해온 공식 연락창구를 활용하지 않은데다 제안 시점도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발표시기와 맞물려 절묘하게 택일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왜 `개성채널’ 이용했나 = 북한은 이번에 남북 당국간 접촉을 제의하면서 지금까지 남북간 공식연락창구였던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이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대신 북측 개성공단 관리당국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남측의 민간기구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통지문을 보내는 방식을 썼다. 이른바 `개성채널’이 남북간 새로운 연락창구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판문점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남북간 공식 채널이 끊겨 현실적인 연락창구가 이것 뿐이라는 것.

비록 당국간 라인은 아니지만 `개성채널’은 그동안 남북간 개성공단과 관련한 업무 연락을 위해 계속 가동돼 왔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이유 이외에도 북한이 개성공단 채널을 이용한 것은 이번 접촉의 의제를 개성공단 관련 문제로 한정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계속해서 남북대화를 거부해왔으며 최근엔 대남비방을 강화하며 노골적으로 대결국면을 부각시켜왔다.

따라서 북한이 아직은 남북관계 전반을 놓고 남측과 대화할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 제의대로라면 이번 접촉은 당국간 접촉이면서도 제대로 모양새를 갖춘 것은 못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당국은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장에게 `중대사안을 통지하려고 하니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와 함께 오는 21일 개성으로 오라’고 일방 통보했다.

대상과 의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통상적인 당국간 접촉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왜 `5일간’ 시간적 여유를 뒀을까 = 북한이 왜 16일날 통지문을 보내 21일 만날 것을 제안했는 지도 의문점이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지난 16일은 북한 최대의 명절인 태양절 연휴였다. 태양절(4월15일)은 숨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측에 당국간 접촉을 제안할 만큼 시급한 문제가 있었느냐고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북한이 통보시점에서부터 접촉이 이뤄지는 날까지 5일간의 여유를 둔 점도 특이하다.

북한이 밝힌 대로 뭔가 남측에 전달할 중대사안이 있었다면 굳이 `5일’이라는 여백을 둘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것.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통보일부터 접촉하기까지 5일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둔 점이 다소 미심쩍다”면서 “뭔가 우리측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오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6, 21일을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문제와 연관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16일은 공교롭게도 당초 정부가 PSI 전면가입을 발표하려고 했다가 정부 부처 일각에서 가입시기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돼 발표가 연기된 다음 날이다.

또 21일은 정부가 다시 PSI 전면가입을 발표키로 택일했던 19일의 이틀 후다.

일부에선 북한이 지금까지 한국정부의 PSI 가입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접촉이 한국의 PSI 전면참여 문제를 뒤흔들기 위한 `술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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