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3남 세습 정한 듯”

북한의 최근 신문 논조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3남인 정운을 세습 후계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연구소장은 4일 대학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상임대표 김연철)가 ‘북한체제의 변화전망과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로 연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발표하고, 차기 후계자로의 권력이양 환경이 과거에 비해 “대단히 열악”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을 감안할 때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며, 따라서 더 구체적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진 소장은 지난해 11월6일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정론’인 ‘강선의 불길'(이하 불길)에서 “후계를 암시하는 은유적 표현이 발견”되고 이후 신문 등에서도 이 정론의 내용을 반복강조하는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 정론을 집중 분석했다.

진 소장은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전기로 현대화 완공을 축하하는 내용의 ‘불길’이 천리마제강의 현대화 사업을 고 김일성 주석의 “혁명위업의 계승” 문제와 동일시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전하고 `혁명의 3세,4세’의 역할을 부각시키면서 이들의 평균 나이를 25세라고 특정해 강조했으며, 25세는 공교롭게 김 위원장 3남인 정운의 나이와 같은 데 주목했다.

천리마제강은 1950년대 후반 김일성 주석이 전후 복구를 위한 천리마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방문한 곳이고, 지난해 12월24일엔 김정일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해 제2의 천리마운동격인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킬 것을 주문한 곳이다.

진 소장은 “수령님의 혁명위업을 계승해나가면서 제일 마음에 두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의 현대화 문제라고 (김정일 위원장이) 말씀하시었다.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의 현대화와 혁명위업의 계승 문제!”라는 `불길’의 대목을 가리켜 “해야 할 숙제를 지금에 와서 풀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차기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한 언급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천리마제강의 현대화에 나선 “역사의 주인공들, 그들의 평균 나이는 25살이다. 평균 나이 25살, 이 얼마나 가슴을 쩡하게 울려주는 현실인가. 그렇다. 혁명의 3세, 4세들이 강선 땅에서 혁명위업 계승의 불길을 높이 치켜들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특정 나이를 강조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25세는 김정운의 나이(1983년 1월8일)와 일치한다”며 “김정일의 건강이상 등으로 인해 후계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북한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최고사령관 취임 기념일이자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인 12월24일 천리마제강을 방문한 사실과 정운의 생일을 앞두고 북한 전역에서 잇따라 군중대회가 개최된 것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12일 노동신문이 ‘진격의 나팔소리 천만심장 울린다’는 제목의 ‘정론’에서 “수령복, 장군복을 언급하면서 ‘계속 혁명’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가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수령과 장군 다음의 제3의 후계자를 암시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 소장은 주장했다.

진 소장은 11월6일자 ‘불길’ 정론 이후 최근 2개월간 천리마가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점을 지적, “천리마는 혁명의 계승의 상징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의 논의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최근 대남 군사긴장 조성 행태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 “대단히 위험한 방식이긴 하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긍정적으로만 진행될 경우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수립’에 보다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후계자에게 더 나은 안보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전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진 소장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정운으로의 후계구도 완결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당과 특히 군의 내부 반발 가능성, 김 위원장의 급격한 건강악화 등으로 인한 차질 가능성과 “후계구도가 완결되더라도 그 이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 류길재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이후 북한의 권력구도로 세습승계와 집단지도체제 가능성을 제시하고 “세습승계는 매우 유력시되지만 세아들중 아버지에 비견될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분석하고 “김정일과 오랜 관계를 맺으면서 당과 군대를 장악한 젊은 측근 실세들이 원로나 아들 한명을 전면에 내세워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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