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후유증으로 공간감각 이상 가능성”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8월 겪은 뇌졸중으로 인해 왼쪽 공간을 인식·인지하지 못하는 ‘반측 무시(hemi-neglect)’ 증상과 신체 한쪽이 마비됐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loss of awareness of deficit)을 가졌을 수 있다고 미국 국무부 소속 정신병 의사가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케네스 B. 디클레버 의무관은 빈에 있는 응용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 예술·건축전시회에서 전시되고 있는 영상녹화물, 사진, 그림 등에 나타난 김정일 위원장의 외관과 행동을 분석, 이같이 진단했다.


‘반측 무시’증이란 ‘반측 공간 실인’증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우측 뇌에 손상이 있는 경우 환자의 시력은 정상임에도 왼쪽 공간을 인지하지 못해 면도할 때 얼굴 왼쪽 수염은 깎지 않고 내버려둔다거나 그릇의 오른쪽 음식만 먹는다거나 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 증상은 일부 뇌졸중 환자들에게서 보이며, 뇌졸중 환자의 약 10%에선 자신의 왼쪽 팔다리가 마비됐어도 이 사실 자체를 알아채지 못하는 결함인지 상실증도 나타난다.


디클레버 박사는 특히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영상과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정면을 보지 않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주로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으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디클레버 박사는 또 국내에서도 이미 지적된 대로 회면 상 김 위원장이 다리를 가볍게 절거나 왼쪽 팔의 움직임이 뻣뻣하며, 왼쪽 손이 마비된 것처럼 박수도 오른손만 움직여 왼손을 때리는 식으로 치는 것 등의 신경학적 후유증들을 열거하면서 김 위원장의 뇌졸중 강도와 그로 인한 신경정신학적 손상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그러나 그해 9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생각보다 활발”했다고 나중에 평가할 정도로 활력을 보인 것은 그가 뇌졸중에서 상당히 회복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디클레버 박사는 말했다.


김 위원장이 광범위한 재활과 재발방지 치료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는 피의 응고를 막기 위한 항혈소판약과 항울제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디클레버 박사는 추측했다.


항울제는 뇌졸중 환자에게서 보이는 우울증을 치료할 뿐 아니라 우울증세가 없는 뇌졸중 환자에 대해서도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디클레버 박사는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장기적인 건강 전망은 좋지 않다”며 당뇨나 흡연 등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에도 5년 생존율이 35-40%보다 좋을 게 없다는 의학통계를 상기시켰다.


전시회에서 2012년의 이른바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대대적인 재개발과 미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크게 변모한 모습의 2010년 평양 거리를 그린 유화들과 김 위원장의 지난해까지 영상과 사진, 그림은 전시됐으나 “2010년 김정일”은 보이지 않는 점에도 디클레버 박사는 주목했다.


디클레버 박사의 기고문을 게재한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닷 오르그(38north.org)’측은 이 글이 전적으로 디클레버 박사 개인의 견해이지 미국 정부나 국무부, 국무부 의무관실의 공식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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