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최고사령관 데뷔 열병식 직접 연출”

북한군 열병식이 항일빨치산을 맨 앞에 세우고 6.25전쟁 참전 노병, 만경대혁명학원 학생, 현역 군인,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순으로 진행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991년 12월 북한군 최고사령관이 된 후 열병식을 ‘북한식’으로 하라며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북한의 ’역사과학’ 최근호(2008년 4호)가 전했다.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행하는 학술계간지인 역사과학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992년 2월 북한군 총참모부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을 잇따라 “열병식을 우리식으로 최상의 수준에서 진행할 것”을 지시하고 이를 위해 비상설준비위원회를 조직, 위원회내에 전문분야 분과를 두도록 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92년 4월 북한군 창설 60주년 열병식과 이듬해 7월 휴전협정체결 40주년 열병식 때는 훈련장을 직접 찾아 “훈련을 지도”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미사일 등 대형 군사장비가 동원된 군 창설 60주년 열병식과 퍼레이드는 김 위원장이 참석해 “조선인민군대에 영광이 있으라”는 구호를 외침으로써 대내외에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서 위상을 과시하는 계기였다.

학술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열병식의 규모와 내용, 형식과 방법에 대해서도 ’북한식’으로 진행하도록 꼼꼼하게 관여했다.

열병부대 순서를 정규군이 아닌 항일빨치사을 앞세우도록 한 것은 “인민군대는 항일의 혁명전통을 계승한 당의 군대, 혁명의 군대”라는 이유에서였다.

김 위원장은 또 김일성 주석의 초상기 부대를 열병 대오의 선두에 세우고 초상기 부대에 북한의 육.해.공군 군기들을 배치해 “군대가 수령(김일성)을 옹위하는 것을 상징”하도록 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군 창설 60주년 열병식 지도 때 열병식과 무력시위를 함께 하며 열병식이 끝나고 나서 평양 시가지 시위를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학술지는 설명했다.

북한은 1948년 2월 정규군을 만든 데 이어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광복 8주년에 열병식을 개최한 데 이어 군 창건일(4.25)을 비롯해 김 주석의 생일(4.15), 승전(휴전협정) 기념일(7.27), 광복절(8.15), 정권 수립일(9.9), 노동당 창건일(10.10) 등 주요 기념일에 정규군이나 노농적위대 등의 열병식을 갖는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 60주년 열병식은 대규모 군사퍼레이드 없이 정규군이 아닌 노동적위대로만 실시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