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일가 “후계자는 정운” 교통정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정남이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이복동생인 정운의 후계 보도를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생이 북한 인민을 위해 열심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은 ‘김정운 후계 내정’을 북한의 최고위층 입으로 처음 확인한 셈이다.

종래는 대북 정보소식통을 통한 것이거나 외부 국가의 정보기관이 입수한 정보를 통해 알려진 것이었다.

특히 정남은 한때 후계자 후보로도 거론됐고, 정운의 후계 내정 사실이 보도된 후에도 일각에서 정운과 권력투쟁을 벌일 위치에 있는 인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김정남의 ‘정운 후계’ 인정은 북한 내외에 남아있던 ‘정운 후계’에 대한 의구심을 일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이 인터뷰에서 또 “아버지가 일단 결단했으면 따라야 한다”며 자신은 “정치에는 흥미가 없다”고 말해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김정일 일가 내부의 권력투쟁 가능성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려 했다.

일본의 일부 신문이 정남의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망명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정남이 입을 연 것은 이러한 보도를 일축하고 북한체제에 대한 충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남의 인터뷰는 공교롭게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정일 위원장의 유일한 동복 여동생이자 정남에 대한 애정이 짙은 것으로 알려진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수행원으로 등장한 것과 때를 맞춘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7일자 보도(8일 새벽 입전)에서 김 위원장이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의 러시아 가극 ‘예브게니 오네긴’의 “창조사업을 지도”했다고 전하면서 수행원 명단에 김경희 부장을 포함시켰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김 위원장의 함주군 동봉협동농장 시찰을 보도하면서 김경희 부장이 김 위원장, 농장 관계자 2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내기도 했다.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운이 최근 김 위원장의 모든 공식활동에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경희 부장이 자신의 남편이자 김정운 후계체제 구축을 주도하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함께 수행한 것은 김정운 후계에 대한 지지입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가 김경희 부장의 공식 일정을 보도한 것은 197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15년 만의 일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김경희 부장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셋째 부인인 고영희의 아들인 정철, 정운보다는 첫번째 부인인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난 정남을 더 아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공식 행보는 정운을 후계자로 공식 인정하고 후계를 돕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김일성-김정일 집안의 교통정리가 끝난 셈이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가를 ‘백두 혈통’으로 신성시하는 가운데 김정남과 김경희 부장의 이러한 행보로 김정운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백두혈통의 적자’이고 정통성을 이어받았음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김정운의 동복형인 정철은 아직 공직을 맡지는 않았으나 권력이 뜻이 없어 정운의 후계 내정에 별다른 불만없이 오히려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부장은 김정운의 후계자 내정을 김 위원장에게 청원하고 이후 국방위원회의 확대개편을 통해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는 작업을 이끌고 있다.

장 부장은 김 위원장의 거의 모든 공식활동에 동행하면서 김정운의 후계자 수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정운의 후견인으로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전문가는 “김정운이 김정일 위원장의 일가로부터 일치된 지원을 받아 ‘적통’임을 과시하는 가운데 김정운 후계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북한 정권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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