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은둔 40일…역대 3번째 장기 잠적

와병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은둔’이 23일로 40일째를 맞았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에 따라 그가 명실상부하게 북한의 최고권력을 장악한 후 3번째 장기은둔이다.

김 위원장의 ‘은둔’ 기간은 그가 제1319군부대를 시찰했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온 지난달 14일 밤 이후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 이후 그의 공개활동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는 전혀 없다.

김 위원장의 은둔은 김일성 주석이 1994년 7월 사망한 이후 조문객을 면담하다 87일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게 가장 길다. 북한 매체들은 그가 다시 등장한 후 ‘100일 애도기간’을 정해 근신했다고 보도했었다.

2003년 2∼4월 49일간 공개활동이 보도되지 않은 게 김 위원장의 2번째 장기 은둔기록이다. 그는 2003년 2월 12일 안드레이 카를로프 주북 러시아 대사의 초청으로 러시아 공관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된 이후 49일간 모습을 내비치지 않다가 김형직군의대학을 시찰한 것이 50일째인 4월 3 보도되는 것으로 다시 등장했다.

당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를 선언(1.10)한 직후였고 이라크전이 발발(3.20)했었기 때문에 그가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 새로운 북중관계 정립과 이라크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거나 미국의 표적공격을 피하기 위해 은신했을 것이라는 등의 추측이 떠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해 9∼10월 다시 40일간 공개활동에 대한 보도가 멈췄다. 정권수립 55주년(9.9) 열병식에 참석했던 그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6차회의에 불참하는 등 잠적했다가 제534군부대 산하 농장을 돌아보며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이는 10월 20일 밤 늦게 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3번째 부인 고영희가 유방암이라고 보도했었다.

김 위원장은 그 직후 여러 군부대를 시찰하다가 열흘만인 같은달 30일 방북중인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면담한 것으로 보도된 이후 다시 은둔에 들어갔다가 40일째인 12월 9일 제350군부대를 시찰했다는 중앙통신 보도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03년엔 3차례나 장기은둔하는 이상행태를 보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기 하루 전날인 2006년 7월 4일 평양 대성타이어공장을 시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39일간 북한 매체의 공개활동 보도에서 사라졌다가 8월 13일 제757군부대 축산기지 시찰 소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과거 잠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개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에서 성과를 거둔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달하거나 외국 정상과 축전을 주고받는 등 얼굴을 드러낼 필요가 없는 ‘문서 통치’로 자신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감사문 전달 소식을 1면에 편집하며 그의 ‘건재’를 주민들에게 암시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