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러’외무장관 왜 안만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이 24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났다면 굳이 친서를 김영남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리가 없다는 점에서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이 대통령 친서를 휴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면담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여 면담 불발은 북측의 거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측은 라브로프 장관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의춘 외무상을 만났다는 소식은 전하면서도 김정일 위원장 예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면담불발은 김 위원장이 그간 방북한 러시아 외교장관은 대부분 접견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2004년 7월에도 방북한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는 등 2002-2004년 방북한 러시아 장.차관은 거의 면담했으며 라브로프 장관이 2004년 이후 5년만에 방북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외교당국자들도 면담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봤다.

그럼에도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우선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의장성명에 찬성한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6자회담 거부’ 입장을 확고히 한 상황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는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라브로프 장관이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일부러 불편한 자리를 만들지 않으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다시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지난 9일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당시 수척하긴 했지만 거동에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든 라브로프 장관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내심 이번 방북으로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했던 바람도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