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군부 내세워 ‘강경’ 부각

북한의 군부가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북한의 전반적인 대외관계에서 강경행보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특히 남북관계에서는 아예 군부가 전면에 등장해 대남압박과 차단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군부의 전면 등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연계해 김 위원장의 와병 이후 군부가 남북관계를 포함해 대외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이 상당히 호전돼 북한의 국정운영과 정책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진 8월 중순 이전인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북한은 금강산지구 군부대 대변인 명의로 남측 인원에 대한 추방조치를 발표하는 등 금강산관광 사업관련 조치에 군부가 나섰다.

군부가 전면에서 주도하는 강경책의 최종 결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정보 소식통들의 일치한 지적이다.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의 김영철 단장이 12일 남측 군당국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군사분계선 육로통행의 엄격한 제한 방침을 통보하면서 “위임에 따라”라고 밝힌 것은 김정일 위원장과 그가 대표하는 국방위원회를 의미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북한 당국은 남한의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갖고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6.15와 10.4선언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도 화해와 교류보다는 강경모드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보소식통들은 선군정치로 위상이 높아진 북한 군부가 다른 기관의 정책 작성 및 전략.전술 논의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서 북한의 대남부서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군부는 철저히 김 위원장의 지휘아래 움직이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군부의 눈치를 보거나 군부의 입김에 밀려 정책을 결정하는 일은 없다고 대북 정보소식통들은 강조했다.

국회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도 북한이 전날 취한 남북관계 차단 조치의 주체에 대해 “감정일 위원장의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군부가 강해질 리는 없고, 현재 김정일 체제로 전부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전례를 보더라도 북한은 대외적으로 강경목소리를 낼 때라고 판단하면 군부를 전면에 내세워 ‘강성’을 부각시키곤 했다.

김정일 위원장 역시 외교석상에서 “강경한 군부”를 적절히 활용해 왔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4월 방북한 임동원 당시 대통령 특사가 경의선.동해선의 조속한 연결을 거듭 종용하자 리명수 군 작전국장을 직접 불러 지시하면서도 “군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도 협상이 삐걱거리는 국면에서는 “우리는 하고 싶지만 군부가 반대해 어렵다”는 식으로 군부 핑계를 대곤 한다.

한 정보소식통은 “외부에서는 북한 군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꼭두각시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등 외교석상에서 군부의 역할을 주장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답변이 난감할 때 주로 쓰는 수법”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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