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올 상반기 공개활동에서 군부대 시찰 등 군관련 활동이 절반을 차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예년에 비해 경제부문 활동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상반기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6개월간 모두 49차례 공개활동을 했다.
부문별로는 군관련 활동 25회(51%), 공장이나 협동농장 방문을 비롯한 경제관련 15회(31%), 외빈 면담 등 대외활동 3회(6%), 공연관람을 포함한 기타활동 6회(12%)로 나타났다.
경제부문 현지지도는 1월 5차례 후 뜸하다가 5월 6회, 지난달 4회로 증가했다. 김 위원장은 7월 들어서도 이미 3차례 자강도와 평안북도의 생산현장을 찾았다.
경제부문 활동 빈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1~7월) 6차례에 비해 3배나 많고 지난해 전체 경제부문 활동(19회)에 육박한다. 2006년엔 16차례였다.
김 위원장은 올해 첫 공식활동으로 황해북도 예성강발전소 건설장 시찰(1월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을 택한 데 이어 지난해 열렸던 ’제18차 전국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 출품 프로그램을 관람(1.21)하는 등 경제난 해소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같은 달 김 위원장은 자강도의 강계닭공장과 돼지공장, 버섯공장, 식료공장, 토끼종축장, 청년광산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생산현장을 집중적으로 찾아 신년 공동사설에서 제시한 슬로건인 ’인민생활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자강도 집중 시찰은 ’고난의 행군’ 당시인 1998년 1월 방문 후 10년 만으로, “자력갱생.간고분투의 혁명정신”이라는 이른바 ’강계정신’을 재강조한 의미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 소식은 북.미간 핵신고 협상이 활발히 벌어지고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시험하던 2~4월 들리지 않다가, 5월 강원도 고산과수농장 현지지도(5.4)로 재개됐다.
그는 5월엔 강원도와 함경남북도, 6월엔 평양과 평안북도의 경제현장을 찾았으며, 7월 들어선 자강도와 평북지역의 농.축산 부문을 시찰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올해 경제건설과 주민생활 향상을 앞세운 현지지도에서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14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함경북도 길주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 시기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며 “부침땅(경작지) 면적이 제한돼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식량 문제를 풀려면 정보당 수확고를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송은 7월10일 보도에선 김 위원장이 평북 태천의 은흥협동농장을 방문해 “현 시기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대한 일은 없다”면서 “전군, 전민이 농사에 계속 총역량을 집중해 농업생산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북 돼지공장에서도 “모든 공정이 컴퓨터의 조종에 의해 움직이는 돼지공장은 앞으로 많은 고기를 생산해 인민들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며 “질 좋은 돼지 물거름을 부속농장에 충분히 대줘 알곡(곡물) 소출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잇따른 경제부문 시찰과 관련, “최근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대외환경이 개선되면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 일꾼을 만나고 경제현장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며 “대북 경제제재가 풀리면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는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