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병설 속에 공개행보를 하지 않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축구경기를 관람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4일 보도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업무에 본격 복귀하기 위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또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으며 곧 복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노동당 창건일인 `10.10절’을 앞둔 시기에 나온 이번 보도는 일단 북한 주민들이나 남한, 서방 세계에 김정일 위원장이 여전히 건재하다, 복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북한의 공식 매체에서 보도한 것은 그의 건강이 복귀 수순을 밟을 만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정상적 통치체계를 통해 권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당장은 과거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영상은 보여주지 않고 북한 당국이 적절히 상황을 `관리’하는 상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북한은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최고 지도자가 장기적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후에는 여러가지 계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 왔다”며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일상적인 활동은 할 수 있다,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 위원장의 와병설로 인한 북한 내부의 동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그동안 북한은 김 위원장이 너무 과로했다는 식의 설명을 해 왔는데 이번 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 김정일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거나 궁금해 했던 북한 주민들이 많이 진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이나 참관 등을 소개하는 후속 보도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철 소장은 “비록 모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가 소개된 것은 앞으로 그가 외국 특사를 비롯해 외빈들도 정상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백학순 실장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와병설이 제기되면서 마치 북한 체제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도된 측면이 있는데, 그의 건강이 안 좋다고 알려진 이후에도 북한은 정치적으로 이상징후가 없었고 김 위원장의 통치에도 이상이 없었다”며 “핵문제의 현 상황도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중요한 요인이 돼 영향을 준 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핵문제는 핵문제 논리에 따라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