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홍콩式 개방 염두에 두고 나선개발계획 밝혀”

북한이 최근 경제특구인 나선경제무역지대, 이른바 나선경제특구의 종합개발계획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나선특구에서 활동할 북한기업들에 대한 외국자본들의 투자를 허용하는 등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핵심요소를 적용하겠다는 뜻인데요. 1일 이 시간에는 북한이 나선특구 종합개발 계획을 밝힌 의도와 향후 특구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1. 북한이 최근 대외매체를 통해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청취자 분들을 위해 이 계획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달 18일 북한은 대외선전매체 ‘내 나라’를 통해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발표를 했습니다. 이는 9곳의 산업구를 만들고 10곳의 관광지를 조성해 달러로 154억 8068만 달러 한화로는 약 18조원을 투자해서 대대적으로 나선경제특구를 개발한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관광지 개발도 있고, 산업구 개발도 있고, 국내기업투자도 있습니다. 또 투자항목이 무엇이고 세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투자정책, 기업창설 절차 이런 것 등 7개 분야를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성사되고 잘 된다면 북한은 개혁개방의 초입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고, 더 잘되면 홍콩식으로 자유무역의 메카가 되는 놀라운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이 계획에 따르면요, 앞으로 나선경제특구 일부 기업들에서 외국 자본의 투자와 활용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외국 투자자는 나선경제특구와 구체적으로 어떤 연계를 갖게 되는 것인가요?


외국기업들은 나선특구 내에서 북한기업과 합작을 할 수 있고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경영을 하듯이 노동자도 고용하고, 임금도 조정할 수 있는 등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합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든가, 이자라든가, 배당금 같은 것들을 나선특구 밖으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율과 각종 우대정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이러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국가경제개발총국과 협의를 해야 될 것입니다.


3. 나선경제특구에서 외국 자본이 유통되는 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핵심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공존하고 있는 현재 북한 경제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북한의 계획경제는 국가계획위원회에서 모든 경제정책을 수립해 기업소나 농장에 지시하는 것입니다. 90년대 북한은 이러한 계획경제에 실패해 배급제도 끊기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엉망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북한은 장마당을 활성화시키고 종합시장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장경제를 활성화시켜줬죠. 때문에 현재 북한 주민들은 먹는 것이 상당히 해결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쌀밥만 세끼를 먹는 사람들도 40~50%가 된다고 하거든요. 북한에서도 이제 먹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경제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도입됐다는 것입니다. 나진-선봉 경제특구에 한해 그동안 북한은 계획경제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왔고 2차 산업이 거의 없었어요. 이는 수출 공산품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은 당장 상품생산 능력이 없고, 상품생산은 물건을 좋게 만들어 자본주의국가나 외국에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전면적인 개방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김일성이 생전에 북한은 종심이 작다 즉 주변 해안가에서 평양까지 거리가 매우 짧다는 것이죠. 만약 전면적인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주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면개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 북한이 나진-선봉을 종합 개발한다는 것은 여기서 성공을 하면 점점 내륙지방으로 확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문제인데, 여기서  데모가 일어나서 김정은 정권을 물러가라고 하는 시위가 일어난다고 하면 북한은 언제든지 개방정책을 중지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이제까지 북한이 나선경제특구와 관련해 투자정책과 세금 등 일부 규정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관광과 물류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떤 의도로 풀이할 수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죠. 달러나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의 위안화 등 이런 외화가 있어야 북한이 식량도 살 수 있고 건축자재도 살 수 있고 각종 생활필수품을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외화를 어떻게 하면 많이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는 것 같고, 이를 통해 북한이라고 하는 나라가 나쁜 나라가 아니다, 폐쇄적인 나라가 아니다, 개방적이고 자기들도 얼마든지 서방세계와 잘 지낼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이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서 이런 것을 만들었지 않나 싶습니다.


5. 또한 북한은 나선경제특구를 마이스(MICE), 즉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사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여기서 마이스 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또한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마이스(MICE) 산업은 북한 주민들께서 잘 이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이스의 M은 Meeting입니다. I는 Incentive이고 C는 Conference, E는 Exhibition입니다. 이를 한마디로 하면 우리가 비즈니스 사업을 하기 위해서 어느 한곳을 방문했을 때 사업으로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도 하고 관광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마이스 산업이라고 하는데 이는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성공을 한 산업입니다. 싱가포르나 홍콩을 가게 되면 각종 회의나 박람회가 많이 열리거든요. 그런 것처럼 출장을 간다면 출장을 가서 좋은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 등의 산업이 되겠습니다.


6. 원장님도 말씀하셨는데요, 일각에서는 북한이 홍콩식으로 나선을 개발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잘만 된다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나선지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싱가포르나 홍콩은 이 같은 문화를 확장시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들어 냈거든요. 그래서 외화를 엄청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북한도 계획을 발표하면서 혹시 홍콩식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홍콩은 아시다시피 중국대륙에 속해 있고 중국은 공산주의국가지만 홍콩은 자본주의국가거든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나라가 현재 홍콩과 중국입니다. 이것을 일국양제(一國兩制)라고 합니다. 국가는 하나지만 제도는 두 개인 것이죠. 중국과 대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북한도 나선을 제외한 나머지 내륙지방과 나진-선봉지구를 분리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철조망을 철저히 치고 나선지구에 있는 자본주의적인 생산양식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나선지구를 관광이나 쇼핑창구로 만들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


7. 개발계획에 포함된 나진항 물류산업구는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개국 간의 물류 협력 사업으로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남-북-러 3국간의 교류 활성화에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봐도 될까요?


나진선봉 종합개발계획이 잘되면 남한과 북한,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2000년부터 시작을 했는데 북한의 나진 지역과 러시아의 하산지역을 엮어서 경제발전을 시킨다는 것인데요. 우선 나진-하산 간 철도 54km가 있는데 그것을 개보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2008년부터 약 50년간 나진항 부두 3개를 개발하고, 나진시에 21헥타르(㏊)를 개발해서 대대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유연탄을 가져다가 나진선봉을 경유해서 남한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세 차례 정도 시범운항을 했습니다. 포항제철에 유연탄을 공급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프랑스 기후협약에서 만나 앞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더 키우자고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하고 중국이 하고 있는 일대일로 전략, 러시아가 하고 있는 유라시아 경제연합이 결합돼서 동북지방에 발전을 가져오고 우리로서는 싼 러시아산 유연탄을 가져다가 우리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나진-하산이 발전하고, 특히 나진-선봉지구가 발전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 남한경제에도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사실 북한은 체제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두면서 ‘모기장식 개방’ 정책을 유지해왔었습니다. 진정한 개방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김정은 체제, 개혁개방이라는 과제를 수행해 나갈 수 있을까요?


김정은이 과연 중국의 등소평처럼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들을 많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나진-선봉 종합개발을 보니까 나름대로 김정은이 개혁개방의 의지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그 의지만 가지고 성공이 되는 것은 아니죠. 지금 핵문제라든가 주변국과의 관계가 썩 좋지는 않기 때문에 과연 이것이 성공할 수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 관계가 급격히 좋아지고 있거든요. 특히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많게는 4천억 달러이상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고, 신(新)두만강 대교가 개통된다든가 그렇게 해서 중국자본이 대대적으로 북한에 들어가게 된다면 특히 나선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된다고 하면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북한체제가 지금보다도 더욱 개혁개방으로 나가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있습니다.
 
9. 사실 나선 경제특구 개발을 공표한 것은 1991년이었습니다. 하지만 24년이 지나도록 특구에 대한 직접투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에 이러한 과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직접투자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역시 국제규범을 북한이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앞서 소개했지만 나선지구에서 벌어들인 돈들을 외국투자회사가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못하게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집트 투자회사인 오라스콤(OTMT)이 북한에서 5억 달러 정도 벌었다고 해요. 그런데 그걸 갖다가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따라서 북한이 이제는 세계적인 기준, 김정은은 특히 국제적인 기준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국제관례에 따라서 이 특구가 잘 운영돼야 하는데 이는 역시나 세계적인 기준을 잘 지켜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10. 마지막 질문입니다. 만약 북한이 나선경제특구를 발판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한다면, 향후 대북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이 만약 나선경제특구를 발판으로 개혁개방을 한다고 한다면 우리가 그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어요. 오히려 도와줘야죠. 개혁개방을 해서 북한이 민주화로도 가고 경제적 민주화, 정치적 민주화도 되는 방향으로 우리가 도와야 하기 때문에 대북 포용정책이라든가 대북 개입정책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야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들의 개혁개방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기술도 필요하고 그렇다고 한다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임해서 한반도 통일시대를 맞는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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