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정권서 핵포기 없어…체제 변화 절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태영호가 한국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김정은 체제하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의 실상과 자신의 망명 경위 등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태 전 공사의 여러 말 중에 특히 김정은의 핵개발 정책에 대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 방법을 놓고 외부에서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는데, 태 전 공사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2017년까지 핵개발을 완성한다는 시간표까지 정해놓고 위험천만한 핵 질주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김정은이 있는 한 북한은 1조, 10조 달러를 준다 해도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태 전 공사는 또 “김정은 정권은 곧 핵무기라고 보면 되며 이를 폐기시키는 문제는 대가(인센티브)의 질과 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즉 대화와 제재를 무수히 반복해도 김정은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태 전 공사의 말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국제사회는 1990년대 초반 북한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20여년 동안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1994년도에 있었던 제네바 합의, 2003년부터 북한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2005년 9,19공동성명 등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체제를 보장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거듭했고, 실제로 북한에 대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2008년 12월 제6차 6자회담을 끝으로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2009년 5월 2차, 2013년 2월 3차, 2016년에는 4차, 5차까지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더 강력한 제재로 맞서고 있지만 김정은은 핵개발을 멈추기는 커녕 올해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20여년간 대화를 하고, 지원도 하고, 제재도 해봤지만 태영호 전 공사가 말했듯이 북한 당국은 김일성 때부터 핵개발을 중단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줍니까? 북한의 핵개발 노선은 어길 수 없는 수령의 교시이자, 당의 핵심 전략이며, 김정은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노선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결국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는 한 핵포기는 없다는 말입니다. 이제 북한 정권을 변화시키든지 아니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김정은이 손에 핵무기를 쥐고 한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모습을 볼 것인지, 선택할 때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