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예고없이 원산공장 방문?…“새빨간 거짓말”

진행: 언론은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체제를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보기>시간입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지난달 27일자 노동신문은 1, 2면을 통해 김정은의 강원도 원산 구두공장 현지시찰 소식을 게재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이 공장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며 자주 찾아올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는데요. 30일 이 시간에는 ‘김정은의 원산 구두공장 시찰’ 소식과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장님, 김정은이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시찰 했습니다,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동안 계속돼 온 김정은의 인민애 선전하기 위한 현지지도로 봐야겠죠?

그렇죠. 인민애를 선전하기 위한 현지지도로 볼 수 있는데 항상 김정은은 인민 챙기기에도 외부의 시선에 대한 의식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또한 이외 공장의 선전도 해서 ‘북한도 저런 공장이 있구나’ ‘잘 돌아가네’라는 정상적인 공장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북한에는 신발·구두공장이 몇 개 없는데, 그 중 원산구두공장이 잘 운영된다고 볼 수 있고, 김정은 입장에서는 다시 원산에 와보고 싶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원산은 김정은에게 애착이 많은 지역이죠. 왜냐하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당국에서는 김정은이 출생한 곳이 원산특각(강원도 전용별장)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평양의 애육원을 건설할 때도 원산과 똑같이 했고, 그 외 건물들도 다른 지역은 안했는데 특히 원산만 지어지고 있죠. 때문에 김정은이 원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2. 김정은은 인민애를 선전하기 위해 원산신발공장을 찾았고 마음에 들었는지 다양한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인민들의 기호와 미감, 체질 등 특성에 맞는 신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이러면 결국 공장 노동자들이 많은 부담을 가질 것 같아요?

김정은의 지시가 공장 노동자들에게 내려지면 다시 지시내용을 상부기관으로부터 정리해서 이런 방향으로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달하고, 공장지배인을 통해서 다시 하달이 되면 지배인은 다시 각 공장의 직장장들, 기술 준비실이나 도안실을 통해 내려오면 그와 관련해서 공장원들이나 기술자들이 낮과 밤을 새워 김정은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죠. 결국 인민애 선전을 위해 현지지도를 했지만 결국 해당 공장원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강도 높은 일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2-1. 김정은의 지시가 제대로 지켜집니까? 북한의 특성상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해당 간부나 공장원들이 처벌을 받겠죠?

완벽하지는 않지만 하는 흉내라도 내야 처벌을 안 당하죠. 북한에서 김정은의 지시는 곧 법과 같은 것인데 그 명령지시를 불성실하게 이행했다는 것만큼 큰 잘못이 없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지시나 명령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해도 그것을 관철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거짓보고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3. 그럼 김정은이 칭찬한 것처럼 이곳 공장서 생산되는 구두나 신발의 품질은 어떻습니까? 특히 일반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주민들이 즐겨 신습니까?

저도 북한에서 대학 다닐 때 구두를 한두 번 정도 신은 적이 있습니다. 북한 구두를 신었을 때 제일 난감한 것은 접착제 문제인데요. 접착풀이 안 좋아서 구두 밑창 사이가 자꾸 떨어지곤 했습니다. 노동신문에도 이러한 접착제의 문제가 나와요. 오죽 안 좋으면 구두의 접착제 문제를 실었겠습니까. 접착제의 다양화·다종화라고 하면서 잘 만들라고 지시하는 것이죠. 그만큼 북한구두에서 접착제 문제는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북한 자체 생산 구두를 신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거의 다 중국산이나 외국산 구두를 신는데 북한 주민들한테 북한산 구두를 본 적 있냐고 물으면 몇 사람 안 될 것입니다. 북한산 구두는 주로 평양을 중심으로 공급되겠지만 그나마 중간간부 아래의 사람들이나 북한 구두를 신지, 중간 이상 층이면 북한구두 안 신어요. 구두가 불편하고, 딱딱하고, 밑창이 잘 떨어지기도 하고, 디자인도 좋지 못하니까요.

4. 네 품질이 좋지 않아 주민들이 신지 않는거군요. 노동신문이 “신발생산 계획을 지표별로 넘쳐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처럼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렸다면 신발의 질이 보장되지 못한다고 봐도 되겠군요?

지표별로 생산량을 수행했다는 것은 양적계획을 수행했다는 것이거든요. 구두 250mm를 1000켤레, 260mm 2000켤레를 지표별로 수행했다는 것은 양적인 계획을 말하는 것인데 이처럼 양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하다보면 알다시피 질은 보장이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불량품들이 굉장히 많고, 또 구두를 신으면 그 안에 정리가 안 된 부분들도 많아서 시내에 있는 구두 수리방에서 구두를 고치기도 하고 그래요.

따라서 지표별로 계획했다는 부분은 사실 별의미가 없습니다, 질이 안 좋은 구두 몇 십만 켤레를 생산하면 뭐하나요. 신어도 얼마 못가는 구두인데요. 제가 2001년도에 탈북해서 들어와서 재래시장에서 구두를 하나 샀어요. 사서 10년을 신었는데도 구두가 멀쩡한 거예요. 한국의 구두는 북한 구두와 달리 접착제도 좋고 디자인이나 구두의 재질도 비교할 바가 안 됩니다. 원산 구두공장의 구두를 합성가죽구두라고 하는데도 질이 엉망이에요. 비를 맞으면 구두가 쭈글쭈글해지기 일쑤에요. 
 
4-1. 주민들이 즐겨 신지 않는다고 하면 재고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이 물품들을 처리하는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구두, 양말, 신발, 비누, 치약, 칫솔 등 공산품들이 매우 부족해요. 따라서 이렇게 생산한 구두도 없어서 처리를 못하죠. 한국처럼 질이 안 좋아서 재고로 놔두거나 그럴 수가 없어요. 이 말은 안 좋은 구두를 인민들이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라 맨발로 다닐 순 없잖아요. 그래서 수요가 있는 것이지, 질을 따지고 품질을 따지고, 디자인을 따진다고 하면 굉장히 부끄러운 구두에요.

5.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민위천(以民爲天)’ 즉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이를 좌우명으로 삼고 인민을 위해 한평생을 바쳐왔다고 합니다. 구두공장을 방문하면서 나온 발언인데, 이게 너무 과장된 선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민위천은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좌우명이었어요. 김일성의 목표가 주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에 사는 것인데, 그 꿈을 현재 3대째 못 이루고 있어요. 그런데 김정은이 인민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을 가지고 인민을 위해서 한평생을 받쳤다고 하기에는 굉장히 부끄러운 얘기죠. 몇 년을 했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요. 이것은 과장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기에 가까운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노동신문에서 이렇게 표현한 부분은 굉장히 낯 두껍고 창피한 표현이죠. 북한사회에서는 이런 표현을 써도 노동신문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가소롭기 짝이 없는 표현들을 쓰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인민을 위해서 이민위천을 삼고 있는 지도자라면 구두공장을 시찰하고 나서 바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했다는 말이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실패는 했지만, 그 한발을 발사하는데 북한주민들의 식량 수십 만 톤이 날아가요. 식량해결도 못하는 지도자가 무슨 이민위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냐 이 말인 거죠. 주민들의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이 안 되는 곳에서 이민위천을 자기 좌우명이라고 말하는 지도자의 부끄러운 표현들을 서슴없이 내보내는 노동신문도 가소롭다고 봅니다.

6. 그렇다면 김정은의 이런 인민애 선전 현지지도에 대해 실제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민생행보라고 하면 북한주민들은 속으로 굉장히 웃고 분노할 겁니다. 현지지도의 90%이상은 군대를 가고, 평양을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자기마음에 드는 특정지역만 가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을 아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코웃음을 치고 비웃는 거죠.

7. 노동신문을 보면, 김정은이 예고 없이 이 공장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원래 최고지도자가 예고 없이 찾아가기도 하나요? 김정은의 호위를 생각한다면 이것도 거짓말 같은데요, 어떤가요?

제가 알기로는 현지시찰을 할 때 한 번도 예고 없이 찾아간 적은 없어요. 특히 공장은 더 그래요. 왜냐하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독재자들은 자기목숨을 위해 최고의 경호를 받고 있잖아요. 10만이상의 현역군인이 경호를 하는 곳은 아마 북한밖에 없을 거예요. 그런데 공장에 예고 없이 찾아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죠. 아마 몇 달 전부터 예고를 했을 거예요. 물론 긴급 상황으로 갈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가더라도 몇 일전 김정은이 방문할 것을 예고할 것입니다.

결국 그 공장에 가기 전에 경호를 체크해놓고 공장을 정리시키고 가는 것이죠. 북한의 모든 시스템 상 예고 없이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길을 가다가 어느 가정집에 들리거나 이런 일은 가능하겠지만 원산구두공장을 예고 없이 찾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선전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8. 그리고 김정은은 “원산 구두공장이 쾅쾅 잘 돌아가고 있다”며 “공장안에 생산정상화의 동음소리가 인민들의 웃음소리로 들린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북한 공장이 정말 그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이 말을 거꾸로 해석해보면 북한공장들이 하도 안돌아가니까 원산공장 하나가 잘 돌아가는 것이 김정은 입장에서는 얼마나 위안이 되겠습니까. 지금 다른 공장은 다 멈춰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 공장이 ‘쾅쾅 잘 돌아 간다’는 것은 다른 공장들은 다 멈춰있고 원산구두공장만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말이죠. 공장이 멈추면 정상화가 정상이지 쾅쾅 잘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듯 얘기하는 것이 북한에서만 있을 수 있는 표현이에요. 남한에서는 상상이 안 가는 것이죠.

9. 국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노동신문에 나온 김정은의 원산구두공장 시찰은 말 그대로 선전에 불과하다고 생각됩니다. 향후 김정은이 실제로 구두생산 등 경공업을 발전시킬 생각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주민들을 위한 행보를 한다면 원산공장뿐 아니라 북한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공장들을 김정은이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이 정상화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공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해야 펴야하는지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북한의 행태를 봤을 때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인민애 선전에만 급급해 왔습니다. 현실적인 경공업 발전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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