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2016년 신년사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 올해 남북관계의 향배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이 작년 8·25 남북고위급 접촉 합의 정신을 강조해 지난해 12월 남북차관급 회담 결렬 이후 다시 남북대화의 모멘텀이 되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은 1일 낮 12시 30분(북한시간 낮 12시) 신년사 육성연설에서 “조국통일은 가장 절박하고 사활적인 민족최대의 과업”이라며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정을 위해 인내성 있게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립장”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지난해 북남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적 고립과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 발전과 나아가 북중관계 개선 등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 재개 등으로 ‘벌크캐시’를 벌어들일 수 있는 만큼 김정은의 입장에선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대내외에 선전할 가시적 성과물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남 유화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남한과 관계개선 의지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경제발전을 하려면 남한의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연구위원은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내부 경제 발전도 도모하고 대외적 고립에서 탈피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은 북중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신호를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무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대남관계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이야기 했다”면서 “남쪽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때문에 이를 의식하고 남북대화에 있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신년사에서 7차 당 대회를 앞둔 김정은이 ‘경제’부분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며 “결국 김정은 입장에서 통일과 남북관계를 강조하는 것 역시 북한 경제를 위해 이를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