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운 후계 ‘업적쌓기’ 본격 시동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삼남 정운(25)이 새로 시작된 ‘150일 전투’를 주도하는 등 후계자로서 업적쌓기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운은 지난 1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 관찰을 포함해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활동에 빠짐없이 수행, 후계자로서 “수령을 보좌하고 받드는 혁명 활동” 행보를 이어가면서 미래에 내세우기 위한 구체적인 ‘업적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달성’을 위해 이달부터 시작한 새로운 속도전인 ‘150일전투’와 전례없이 성대하게 치른 5.1절(국제노동절) 기념행사와 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기념 `축포야회’가 김정운의 ‘작품’이라고 전했다.

김정운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시절과 달리 후계자로서 업적이 전무한 점을 의식,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고 후계업적을 쌓기 위해 이러한 대중동원 운동과 행사들을 직접 기획하고 지휘했다는 것.

특히 `150일전투’는 김정일 위원장이 1974년 2월 김 주석의 후계자로 추대된 직후 경제부문 업적 쌓기 차원에서 발기하고 지휘했던 ’70일 전투(1974.10.21∼12.29)’의 복사판이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추대된 1974년, 세계적인 제1차 석유파동 속에 북한의 인민경제계획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이듬해 노동당 창당 30주년 기념일까지 끝내야 할 6개년계획 전체가 목표에 미달할 것이 예상되자 70일전투를 직접 발기하고 이끌어 경제계획을 완수했다고 북한 언론은 선전하고 있다.

김정운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기 위해서는 올해가 고비라며 아픈 몸으로 작년 12월말 천리마강선제강연합기업소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내세워 경제부문 시찰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150일 전투’를 발기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70일 전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5일 ‘투쟁과 전진의 열풍으로 전환의 돌파구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위원장의 70년대 ’70일 전투’와 ‘100일전투’ 및 80년대 ‘200일전투’를 회고하면서 150일 전투에 대해 “우리 당 역사에 특기할 사변으로 길이 아로 새겨지게 될 것”이라고 ‘사변’으로 규정한 데서도 이 속도전의 배경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이 5.1절날 북한 전역에서 금속공업과 연관부문의 노동자 1만5천여명을 평양에 불러들여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국가공훈합창단 공연을 관람케 하고 축포야회를 비롯해 다양한 경축공연을 관람토록 성대한 행사를 기획.조직한 것도 김정운이라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정운은 김정일 위원장이 올해 천리마제강 등 금속공업과 연관부문에 주력하는 점에 착안, 이러한 행사를 만들었다는 것.

북한에서 김일성 유일지배체제가 시작된 1970년대 이래 김일성.김정일 생일행사나 노동당 창당 및 정권 수립 기념일 등에 밀려 한번도 크게 치른 적 없는 5.1절 기념행사가 ‘꺾어지는 해’도 아닌 올해 이처럼 성대하게 열린 것은 김정운이 주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4월15일)을 하루 앞두고 역시 ‘꺾어지는 해’가 아님에도 ‘강성대국의 불보라’라는 이름으로 김 위원장도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축포야회도 김정운이 중국, 대만 등에서 여는 춘제 불꽃축제를 본떠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비공식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나흘 뒤 이 축포야회를 “국방위원회가 마련했다”고 보도했는데, 김정운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4월9일) 직전 국방위원회 지도원에 임명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운은 실제론 지난 1월8일 후계자로 내정한 직후 축포야회 아이디어를 내고 치밀하게 준비, 김 정일 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 그 앞에서 시험발사를 선보여 김 위원장을 크게 감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신문(4.17)도 김 위원장이 “2개월전의 추운 겨울날밤 새로운 축포의 시험발사를 보아주시면서”라고 시험발사 사실을 밝혔다.

5.1절 축포행사는 오랫동안 방치됐다가 최근 공사를 다시 시작한 105층 류경호텔에 축포를 매달아 벌였는데 김정운이 대만 춘제 때 고층빌딩에서 실시하는 축포행사를 보고 류경호텔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이때 사용된 축포는 김 위원장 서기실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해 중국에서 대량 구입한 것이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강연에서 북한 군수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아직은 정운의 후계자 내정과 활동을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후계자 내정을 주민들에게 공개할 경우 이같은 활동들을 업적 선전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특히 이미 사회과학자들을 선발해 정운의 어린 시절을 “혁명가의 유년시절”로 미화하기 위한 작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정치적 욕망이 큰 정운이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업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후계자가 된 콤플렉스 때문에 앞으로도 150일 전투나 5.1절행사 같은 치적쌓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