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일, 中동북서 잇단 ‘경협 행보’

중국을 방문 중인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을 잇따라 방문, 북-중간 화두로 떠오른 양측 접경지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경협 행보’를 벌이고 있다.

김 부장 일행이 지난달 28일 지린성을 방문,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와 면담했다고 길림일보(吉林日報)가 1일 보도했다.

쑨 서기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중국 국무원이 확정한 ‘창지투(長吉圖.장춘-길림-두만강) 개방 선도구’ 사업을 소개하면서 “도로망과 기초 설비 건설 분야에서 지린성과 북한 간 새로운 합작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광범위한 영역에서 양측 간 교역과 합작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부장 역시 “경제.무역과 문화 등의 영역에서 양측의 교류와 합작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양측 경제 협력에 의욕을 보였다.

김 부장의 지린성 방문은 지난해 중국 국무원의 승인으로 본격화된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과 관련, 양측 간 현안으로 부상한 나진항과 청진항 합작개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창지투 개방 선도구가 진정한 동북아 물류 거점이 되려면 바닷길이 열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 나진항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지린성 훈춘(琿春)과 북한의 원정리-나진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나진항을 수출 가공과 보세, 중계 무역 기능을 갖춘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개발키로 북한과 합의한 바 있다.

북-중 양측은 170㎞에 이르는 지린성 투먼(圖們)-청진항 구간 철도 보수에도 합의했다. 중국으로서는 나진과 청진항에 진출할 길이 열린 것이다.

북한도 경제자유무역지구로 지정된 라선시를 특별시로 승격, 북-중 경제 합작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김 부장은 쑨 지린성 서기를 면담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랴오닝(遼寧)성을 방문, 왕민(王珉) 랴오닝 서기와 만나 압록강 유역 개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부장의 랴오닝성 방문은 신 압록강대교 건설을 위해 북한의 박길연 외무성 부상과 중국의 우하이룽(吳海龍) 외교부 부장조리가 지난달 25일 단둥(丹東)에서 단둥-신의주를 잇는 신 압록강대교 건설 협정을 체결, 이 다리 건설이 구체화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최근에는 북한이 위화도와 황금평 등 압록강의 섬들에 대한 개발권을 중국 기업에 부여,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한이 화폐 개혁 실패 이후 외자 유치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는 가운데 김 부장이 랴오닝과 지린을 잇따라 방문, 경협 행보를 이어 가면서 두만강과 압록강 유역에 대한 북-중 합작개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부장의 이번 방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위한 사전 답사 성격으로 해석되면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과거처럼 중국의 연안지역을 시찰하는 대신 북-중 경협의 최대 연결고리인 두만강과 압록강을 찾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