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도자급 인사로서는 최초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9일 귀국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박3일의 베이징(北京) 체류 기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3명의 지도부와 잇따라 회동을 갖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 가운데 후 주석을 포함해서 중국공산당 정치국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3명과 연쇄 접촉을 가진 인사는 김 상임위원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임위원장은 7일 오전 베이징 도착 직후 후 주석과 회동을 가졌으며, 오후에는 우 상임위원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우 상임위원장은 김 상임위원장을 위해 이날 연회를 개최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8일 보도한 바 있다.
그는 8일 후 주석이 주최하는 80여개국 정상 오찬에 참석하기 전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나갈 차기 후계자인 시 부주석과도 별도 회동을 갖기도 했다.
시 부주석은 작년 10월 중국의 차기 후계자로 확정된 뒤 올해 6월 자신이 첫 해외순방지로 북한을 선택한 바 있어 김 상임위원장과의 만남은 올해에만 이번이 두번째.
김 상임위원장과 중국 지도부의 연쇄회동은 그가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기는 하지만 명목상 서열은 2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정상과 비교했을 때도 ‘파격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이같은 예우는 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올림픽 개막식 초청의사를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은 자신이 참석하는 대신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베이징에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간 북한이 평양 성화봉송과 올림픽 공식응원단 파견 등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적극 지원해준 데 따른 보답의 의미도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 부주석은 8일 김 상임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북한) 당과 정부는 중국이 중대하고 관건적인 시기에 처할 때마다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 줬다”면서 “조선이 이번 올림픽경기대회 개막행사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중국 정부와 인민에 대한 힘있는 지지”라고 강조한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