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양건, 정상회담 전 극비방남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작년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9월26일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을 극비 방문해 정상회담 의제를 협의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김 부장의 극비 서울방문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9월15∼16일 의제 협의를 위해 방북했을 때 제의해 이뤄졌다. 정상회담 후인 지난해 11월29일 공식 방문은 2번째 남한 방문인 셈이다.

김 부장은 9월 서울 방문에서 북측의 공동선언 초안을 제시하고 이 초안과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협의했다.

국정원은 최근 이러한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과 내용 등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측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김만복 원장의 2006년 11월 취임 직후 김 원장으로부터 국정원과 북한 통전부간 비공개 실무접촉 내용과 함께 국정원이 주도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 정상회담이 적극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작년 5월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장관급회담 때 호텔을 방문, 당시 지원단장으로 방한한 북한 통전부 실장을 통해 김양건 부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김 부장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인식을 공유할 수 있게 노력하자”고 제의했다.

이어 7월초 국정원이 남북관계 진전 및 현안 협의를 위해 ’김만복 원장-김양건 부장’간 고위급 접촉을 북측에 제의한 데 대해 북측이 같은달 29일 김양건 부장 명의로 “8월2일부터 3일까지 국정원장이 비공개로 방북해줄 것”을 공식 초청, 김 원장이 방북하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게 됐다.

국정원은 남북공동선언의 합의사항과 관련, ▲한강하구 공동이용 ▲자원개발사업 ▲농수산협력사업 ▲백두산 관광사업 ▲보건 및 환경보호 협력사업 ▲사회문화교류사업 ▲베이징 올림픽 남북 응원단 경의선 열차 이용 참가 등에 대해선 ’적극’ 또는 ’지속’ 이행 입장을 밝혔다.

특히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 국정원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군사적 신뢰구축의 진전 등 제반 여건 성숙시 유관국과 협의하에 추진”하되 북핵 신고.불능화 종료시 평화포럼 출범 -> 북핵 폐기 개시시 종전선언을 포함한 4자 정상선언 -> 북핵 폐기 실현시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국정원은 또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핵문제 해결 추이와 남북관계 동향을 감안해 새정부 출범 이후 “적절한 시점”에 제3차 정상회담의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간 경협 사업과 관련, 국정원은 개성공단 2단계 개발사업은 임금직불제, 노무관리권 확보, 3통문제 등을 최대한 해소한 이후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고속도로 개보수 사업은 사업기간과 재원 등을 감안해 북핵문제 진전과 연계하되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침목 교체 등은 정상추진하고, 남북관계 진전 추이를 고려해 개성-평산간 경의선 철도 공사착수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국정원은 지적했다.

국정원은 군사적 신뢰구축에 대해서는,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진전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남북한 군사 당국간 협의채널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두산 관광 및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사업에 대해서는 민간 상업베이스로 추진하되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은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고 국정원은 제시했다.

국정원은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의 경우 국내기업이 시급하게 원하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국제사회에서 남북협력에 대해, 세계박람회 여수유치를 위해 북한에 국제박람회기구(BIE) 가입 및 지지를 요청해 북측이 수용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과거사 왜곡 공동대응 등 민족 이익의 보호를 위해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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