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양건, 南과 ‘더블 데이트’

북한 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통전부장)의 파트너로 왜 이재정 통일부장관과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두 사람이 동시에 나설까.

김양건 부장은 29일 이재정 장관과 회담을 갖고 ‘2007남북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문의 이행문제를 비롯해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하며 남측 방문 사흘째이자 귀환하는 12월1일 김만복 원장과도 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재정 장관은 28일 김양건 부장의 방남에 관한 브리핑에서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의 초청에 의한 방문이고 공식 상대도 통일장관과 국정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1대 2의 카운터파트 구성은 남북한의 정부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북한 통전부는 내각이 아닌 노동당 소속이지만 남북간 접촉, 교류, 경협 등 대남외교를 총괄하는 부서로 사실상 우리의 통일부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안보관련 범죄수사를 국가안전보위부, 국외정보 수집.활동은 당 35호실이 맡는 등 남한의 국정원에 속하는 업무들이 통전부가 아닌 여러 기관과 부서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 대북문제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장도 김양건 부장의 카운터파트로 나서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2007남북정상회담을 실현시킨 주역일 뿐 아니라 회담의 전 과정을 막후에서 조정해 왔다.

이 때문에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 방남했던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전부장의 상대역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었다.

통일부와 국정원간 대북관련 업무영역의 중복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통일부의 역할도 확대돼 이로 인한 갈등도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김용순 비서의 방남 때 국정원과 통일부간 갈등이 그 사례다.

북한 통전부 입장에선 내각의 한 부처인 통일부보다 대통령의 직속기관으로 과거부터 대북관계에서 실력을 보여온 국정원을 파트너로 선호하고 있다.

통전부가 북한 내에서 ‘힘 없는’ 내각 부처와 달리 막강한 파워를 가진 노동당의 주요 부서인 만큼 북한식 사고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관계에서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대부분의 대북사업을 통일부가 총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총리회담에서도 통일부 차관이 예비접촉 수석대표로 나서 합의문을 조율하는 등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 나감에 따라 북측 통전부로서도 통일부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앞으로 남북관계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이 제고됨에 따라 통일부의 위상이 커지면서 북한도 그에 맞게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2000년 특사 방문 때와 달리 통일부 장관이 김양건 부장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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