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계관 ‘전방위’ 외교행보 눈길

북미 베를린 접촉 이어 南.中.러와 잇단 접촉..지난해 폐쇄적 태도와 확연히 달라져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적극적인 외교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 부상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나름대로 진전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만남은 북측에서 미국측에 먼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을 뿐 아니라 힐 차관보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 외무성은 베를린 접촉에서 ’일정한 합의’를 이룩했다는 성급한 발표를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계관 부상은 베를린에서 곧바로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가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 만나 베를린 접촉의 결과를 설명하고 6자회담 재개일정 등을 논의했다.

그는 모스크바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면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베를린 회동에 만족하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어 김 부상은 22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도착해 외교부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 등과 차기 6자회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을 방문한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평화교섭본부장과 23일 낮 전격적으로 남북 수석대표 회동을 가졌다는 것.

남북접촉에서 김 부상은 베를린 접촉의 결과를 남측에 설명하면서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에서 남측의 협력을 당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움직임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외교행보는 지난해 보여준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어서 향후 6자회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지난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BDA문제에 대한 북한의 반발 속에서 제주도에서 수석대표접촉을 갖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또 북한은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미국과의 대화가 무산된 뒤에는 일체의 외교활동을 접은 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위기를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정세를 이끌어갔었다.

따라서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들과 다각적인 양자회담을 통해 적극적인 외교행보를 보이는 것은 차기6자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 해결의 출구를 찾고 본격적인 9.19공동성명 이행방안 논의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각적인 양자접촉을 통해 앞으로 열리는 6자회담에서 지원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분주한 외교적 움직임 속에 담겨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핵실험 이후 본격적인 외교배틀(외교전)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BDA문제 등에서 출구를 찾았더라도 핵문제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원국이 필요한 북한의 입장에서 남북접촉을 비롯해 다각적인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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