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기록영화로 재구성한 김정일 방중

북한의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1.10∼18) 기록영화는 총 57분 분량으로 ‘중국 비공식 방문’과 ‘중국 중부와 남부지역 비공식 방문’ 등 두 편으로 구성돼 있다.

정사진으로 구성된 아나운서의 해설 장면을 제외하면 순수한 기록영화 장면은 약 44분 정도.
특히 ‘중국 중부와 남부지역 비공식 방문’편은 방영 시간이 33분에 달했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정상회담 등을 중심으로 엮은 ‘중국 비공식 방문’편이 13분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경제시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기록영화를 보면 김 위원장이 왜 남순(南巡) 일정의 출발지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로 선택했는지 나름대로 이유를 추정할 수 있다.

우한시는 1958년 11월25일 김일성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함께 백송나무를 식수했던 북.중 친선의 상징적인 도시. 기록영화에는 김 위원장이 부친이 심었던 나무와 당시 방문 사진을 감회어린 표정으로 응시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하지만 북한은 19일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발표하면서 11일 우한시에 도착,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공장 두 곳을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김 주석에 얽힌 ‘인연’은 소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13일 방문한 광둥(廣東)성의 위창일신전자공사(VTRON)는 한국의 한 IT업체와 전자칠판을 공동개발했던 기업이다. 기록영화에는 이 회사의 한 직원이 김 위원장을 앞에 두고 전자칠판에 중국어 간체자로 ‘환영(歡迎)’이라고 쓰는 시연장면이 나온다.

또 김 위원장이 현대식 면모를 갖춘 광저우(廣州)시 지하철을 견학하는 과정에서 객차 좌석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면과 성해음악학원에서 학생들의 연습 장면을 참관하는 모습도 기록영화에 등장했다.

광저우는 50여 년 전 김 주석이 상품교역회를 시찰하기 위해 방문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14일에는 주하이(珠海)시에 있는 중국공상은행 소프트웨어개발센터에 들러 개발실을 직접 둘러보고 나서 중국에서 가장 큰 에어컨 회사인 그리공기조화기생산공사와 동신화평스마트카드주식유한공사를 차례로 방문했다.

15일에는 선전으로 행선지를 옮겨 옌톈항(鹽田港), 화웨이(華爲)기술유한공사, 다쭈(大族)레이저과학기술주식유한공사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선전 방문 마지막날에는 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사람 키만한 꽃바구니를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선물로 건넸다.
한편 기록영화에서 밝힌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시점은 17일이었다.

13분 분량인 ‘중국 비공식 방문’편은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정상회담과 환영연회,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의 지도부와 상봉 장면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또 김 위원장이 후 주석의 안내로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연구소를 시찰하는 장면과 김 위원장이 18일 밤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특별열차편으로 베이징역을 떠날 때 중국 고위 인사들의 환송을 받는 장면이 등장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