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급변대비보다 점진변화 유도 정책에 주력해야”

건강이상설이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시 상정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국가나 체제의 붕괴가 아니라 정권 붕괴이며, 그 경우도 “정권의 장기 공백보다는 신 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주장했다.

그는 이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 앞서 미리 배포한 `북한의 급변사태와 한반도의 평화적 관리’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흔히 북한의 급변사태라고 말할 때 체제의 붕괴를 상정하는데, 붕괴에는 국가 붕괴, 체제 붕괴, 정권 붕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정권 붕괴의 결과가 체제 붕괴나 국가 붕괴로 이어질 것인지 하는 것”인데 “김 위원장의 유고가 북한 권력의 공백상태로 이어져 북한 전역에서 대혼란이 발생할지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정권의 창출로 이어질지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신정권 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위원장의 유고시 북한 내부에서 가동될 위기관리체계와 관련, 조 위원은 “과도기적으로 국방위원회와 서기실이 협조해 위기관리를 해나갈 것”이나 “초기 위기국면에서는 국방위원회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 위원은 그러나 “북한 정권이나 체제의 붕괴를 초래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고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비상조치를 강구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이러한 `급변사태’의 유형으로 대량탈북 사태, 군부 등에 의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시도, 군부 일부의 무력도발 감행 등을 예시했다.

대량 탈북의 경우 한국은 북한 내부에 긴급하게 식량과 물자를 지원하고 북한 밖에서는 탈북자 보호를 위해 `북한난민국제회의(가칭)’를 만들어 주변국의 협조를 요구해야 한다고 조 위원은 제안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방지를 위해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영해 밖에서 북한 선박이 무기 반출을 시도할 때 공해상에서 차단하기 위해 “PSI 참여 확대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군 일부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선 단순히 저지 격퇴할지, 휴전선을 넘어 반격할지 등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과 대북 우발계획을 구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우발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며 우리가 집중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정책”이라며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 체제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해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핵 6자회담의 전망과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전체제 전환 논의의 핵심 당사자는 남북한이며 가장 중심적인 의제는 남북한 관계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위한 핵심은 “남북한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이를 통한 남북한간 항구적인 평화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은 “정전협정 대체 문제가 기본적으로 남북한간 문제이며 평화협정은 남북한간 체결돼야 한다”는 입장인 데 비해,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해야만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할 수 있다”고 주장해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고 백 교수는 지적했다.

백 교수는 “한국은 평화체제에 대해 점진적, 실질적 접근을 선호하는 반면 북한은 일괄타결과 형식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비교하고 “실질적 평화에 대한 상대방의 분명한 의지가 확인되기도 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평화선언을 채택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가장 당면한 문제는 남북한간 실질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므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협정의 기본 취지도 전쟁 종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남북한 관계의 개선 또는 정상화라는 정치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체협정의 핵심은 남북관계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평화의 시각에서 보는 남북경협 전략’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낸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단계에서 남북이 상생공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의 활성화와 확대 조성을 제시하고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가 평양.남포 지역, 신의주나 나진.선봉 지역에 조성해 이들 특구를 육로.해로.철로 및 통신으로 남쪽과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