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금강산 감시·안내원 `얼굴 펴졌다’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구룡폭포 옆 간이 매대(매장).

20대 초반 앳된 얼굴의 북한 여성 2명이 ‘이 곳에서는 어떻게 밥을 먹느냐’, ‘근무 시간은 어떻게 되느냐’, ‘김일성 배지는 왜 달고 있느냐’는 등 남한 관광객들의 질문에 유연하게 답변을 한 뒤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기념품 구입을 적극 권했다.

13-15일 한국스카우트 연맹 주최로 열린 ‘아시아.태평양 대학생 금강산 캠프’ 참가자들은 금강산 일대 안내원과 판매원들의 여유롭고 부드러운 모습에 남한의 한 관광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남한 관광객을 억류하고 관광 버스에 대한 검문을 하는 등 경직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던 금강산 관광지 일대 북한 감시원과 안내원들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심지어 관광객들에게 농담도 서슴지 않았다.

금강산 옥류동 계곡에서 만난 북한 남자 감시원은 “북측에 식량난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많다는데 요즘은 사정이 어떠냐”는 ‘자극성’ 질문에 대해서도 “넉넉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라며 자연스럽게 시인한 뒤 “올해는 농사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측과 북측이 공동 운영하는 금강산관광호텔 앞에 설치된 ‘포장 마차’의 봉사원은 맥주만 1병 시킨 관광객에게 “안주도 시키시라요”라고 권하기도 했으며 특히 직접 술을 컵에 부어주는 등 ‘과잉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또한 이 호텔 1층에 설치된 공연장 입구에는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받쳐 입은 여성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정말 재미있습니다”라며 공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삼일포를 안내한 북한 여성은 메가폰을 쥔 채로 일대 전경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오신다고 고생이 많았다”면서 노래 3-4곡을 불러 관광객들로부터 열띤 박수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23살이라는 이 여성은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제봉쇄니 뭐니 하며 북측을 계속 못살게 하고 있다”면서 “이라크는 지도자를 믿지 못해 망했는데 우리는 김정일 장군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누구도 두렵지 않다”고 강단 서린 목소리로 답했다.

북한의 출입국 담당 직원들도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관광객들에게 까다롭게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해 ‘금강산 특구’를 적극 육성하려는 북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야영객을 받은 금강산 해수욕장 뒤편에는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북한군 병사들도 쉽게 볼 수 있어 이 곳이 북한 땅임을 일깨우기도 했다.

병사들은 손을 흔드는 관광객들에게 눈길은 주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의 금강산캠프에 참가한 이혜진(20.진주교대 3년) 양은 “시골에 온 것 같고 남한과 별반 다른 게 없다”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외국도 아니고 우리 나라도 아니어서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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