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태어난 곳이라고 해서 조국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북한에 사는 일본인 여성 안필화(일본명 히라시마 후데코.平島筆子.67)씨가 7일 조선중앙통신에 특별히 글을 기고했다.
1959년 재일 조선인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 후 43년 동안 함경북도 길주에서 살던 안씨는 2003년 1월 일본으로 왔다 지난달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그는 “43년만에 밟아본 일본 땅이었지만 그 곳을 조국이라 부르고 싶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냉철한 이기심과 이해타산으로 자신을 맞는 일본사회의 태도에서 찾았다.
안씨는 “일본 반동들은 반공화국(反北) 모략선전에 협력할 것을 강박했고, 만약 이를 거부하면 신상이 위태롭다는 식으로 나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꼭 남의 나라와 같이 생각돼 도저히 정이 가지 않았다”며 “오랜만에 만나는 자식을 품에 안는 어머니의 따뜻한 정이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조국 아닌 조국”이었다고 혹평했다.
또 “오직 저들의 정치적 목적 실현을 위해서만 내가 필요했던 그런 나라를 끝없이 저주했다”면서 북한을 떠나온 데 후회가 막심했다고 털어놨다.
안씨가 증언하는 북한 사회는 일본과 정반대였다.
그는 “공화국(북)은 일본사람인 나를 차별하지 않고 평등한 사회ㆍ정치적 권리를 부여해줬을 뿐 아니라 생활에서 사소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따뜻이 보살펴줬다”며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식량배급과 생활보조금을 어김없이 내주고 생활의 편의를 보장했다고 강조했다.
“비록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온 나라가 화목한 하나의 대가정을 이룬 뜨거운 인정의 세계를 잊을 수 없었다.”
안씨는 “공화국이야말로 진정 한시도 떨어져 살 수 없는 정든 조국이자 삶의 요람”이라며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힌 뒤에는 “더 이상 주저할 것도, 동요할 것도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어 “일본 반동들은 내 운명을 망치려 들었지만 김정일 장군님의 인덕정치ㆍ광폭정치로 나는 재생의 행운을 받아 안게 됐다”며 “그대가 진정 인간답게 살기를 원하거든 조국을 한시도 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