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권력이동 대비 對北영향력 확대정책 펴야”

북한 김정일의 건강이상으로 조만간 북한에서 권력이동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 정부가 대북정책 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일 세종연구소가 펴낸 ‘정세와 정책’ 11월호에 실린 ‘김정일 건강이상과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이라는 분석글에서 “수년 내에 김정일과 제2인자(또는 후계자)의 공동통치가 시작되거나 새로운 정권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의 유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북한에서 ‘컨트롤 타워(사령탑)’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사회주의 체제처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최고권력기관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당중앙위원회 비서들과 조직지도부가 북한을 이끌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경제 위기가 정치적 위기→정권·체제 붕괴→국가 붕괴로 연결될 것이라는 판단에 대해 그는 “일부의 희망일 뿐”이라며 “북한 지도부는 사상 통일과 조직적 통제, 군사력 강화에 힘을 집중해 경제 파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동요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가까운 미래에 급변사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김정일의 와병으로 인해 그의 영향력은 점차 쇠퇴할 것”이라면서 “(정부는)북한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전제로 대북 영향력 확대 정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는 “외교부 간부회의를 연상시키는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로는 북한의 권력변동이 예상되는 중대한 시점에 대북정책 부서가 능동적·주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대북정책이 외교정책에 종속돼 있는 현재 구조를 각각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조화를 모색하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대선 이후 북미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에 대비해서도 대북정책 부서가 당국간 대화 복원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연구위원은 정부가 6·15와 10·4선언에 대한 존중 의사를 표명하고 장관급 회담과 민간의 대북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금강산관광의 재개, 경협 확대를 비롯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당국간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자존심 때문에 공개적으로 대화제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도 남북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특사를 파견해 대화 의지를 전달한다면 북한은 그것을 근거로 대화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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