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권력·부 상징 ‘쌍상’, 암시장서 賣買…조선돈 8만원”

북한에서 그동안 ‘쌍상(雙像·김일성·김정일 초상이 동시에 들어간 상)’은 권력과 부(富)을 상징하는 특별한 배지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쌍상이 생계유지를 위해 암시장에서 비밀리에 매매(賣買)되고 있을 정도로 가치가 떨어졌다고 내부 소식통이 14일 전해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김일성 생일(4·15)를 기념해 표창용으로 당일꾼에게만 주던 김일성-정일 쌍상배지가 작년부터는 충성심 유도를 위해 일반주민 표창용이 되면서 예전보다 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4·15를 맞으며 공장에서 만가동자(100% 출근자), 혹은 동(洞)에서 모범적인 여맹원들에게 쌍상 표창식이 있었는데, 바로 암시장에 나가 생계를 위해 팔았다”면서 “당장 굶게 된 주민에게 쌍상 표창보다 쌀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겠냐”고 주민들의 불만을 전했다.

소식통은 또 “일반 주민들에게 쌍상은 ‘개 목에 진주 목걸이일 정도로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암시장 거간꾼들에게 쌍상을 조선돈 8만~9만 원정도에 매매하고 거간꾼들은 다시 돈주들에게 이윤을 붙여 되팔고 있다”면서 “결국 일반 주민들은 쌍상을 팔아 쌀 20kg(1kg 4000원)을 사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당일군들의 금화 역할을 했던 쌍상이 일반주민용 표창이 되면서 암시장 시세가 많이 떨어졌지만 돈주들은 과시 차원에서 쌍상을 구입하고 있다”면서 “만약 ‘김정은상’이 제작, 보급되면 기존의 배지들은 아무 가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일성 초상휘장(배지)은 1970년 11월 김정일이 노동당 5차대회에서 발기하고 본격 제작에 들어갔다. 1972년에는 김일성 탄생 60주년을 기념, 노동당기 안에 김일성을 새겨 넣은 ‘당기상’이 제작돼 보급됐다.

1980년대 김정일은 당일꾼들에게 일반주민용 ‘원상’과 차별화된 ‘당기상’을 보급했다. 이때부터 당기상은 권력을 상징하게 됐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980년대에 ‘당상’은 암시장의 고가격과 희귀상품으로 매매가 어려웠지만, 90년대부터 암시장매매가 활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