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인, 손수 기른 농작물 손댄 부부 절도 혐의로 폭행, 왜?

북한 황해북도 협동농장에서 이달 초 군인들이 군량미 절도 이유로 농민 부부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배분·분배를 하지 않자 배고픔에 못 이겨 농작물에 손을 댔던 부부가 급작스런 폭행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것. 하지만 당국은 정작 이들에게 단련대 3개월 처벌을 내렸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9월 초 은파군의 한 농장에서 절량 세대(絕糧·식량이 떨어진 세대) 부부가 농작물 밭에 들어갔다가 경비를 서고 있는 군인들에게 붙들려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군인들이 남편에게 달려들어 심한 폭행을 가하자 안해(아내)가 ‘잘못했으니 제발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소용없었다”면서 “군인들은 ‘너도 똑같은 도둑’이라면서 이들 부부에게 무지막지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다쳤지만 치료도 못 받고 보안서(경찰서)에 구금, ‘군량미 침탈’ 혐의로 3개월간의 단련대 처벌을 받게 됐다”면서 “하지만 폭행을 강행한 군인들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폭행을 당한 부부는 협동농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다. 농장에 소속돼 시장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원래대로라면 공수(工數)에 따라 연말 현물분배를 받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6·28방침)’에 따라 일부 공장·기업소·농장 등에서 부분적 자율경영 체제를 시범 운행했지만, 곡창지대인 이곳은 철저히 배제해왔다. 오히려 농민들이 어렵게 지어놓은 농작물을 ‘수도미’ ‘군량미’ 명목으로 걷어가는 일이 잦았다. 지역 주민들의 굶주림에도 평양 주민과 군대 쪽을 먼저 챙겨왔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김정은 집권 초창기만 하더라도 절량 세대에게 긴급 구제차원에서 통강냉이(옥수수) 1, 2kg 정도를 공급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없다”면서 “농촌 지역의 식량난이 심각해 지역마다 농민들이 식량 대책을 세워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이 애써 한 해 농사를 지었지만 무장한 군인들이 농경지를 차지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차려진 몫은 없어져 가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분배 한 번 타보지 못한 농민들은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각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는 이번 폭행사건을 두고 ‘식량 한 줌 먹으려다 매는 매대로 맞고 죄인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봤자 차려지는 것은 억울함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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