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부 2차 개성공단 실태조사 배경은

북한 군부 인사 5명이 남북관계 차단 행보의 일환인 ‘12.1조치’가 시행된 지 16일 만인 17일 실태조사를 명목으로 개성공단을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영철 국방위원회 정책실 국장(중장) 일행은 전날 오후 방문을 예고한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 개성공단 입주기업 법인장,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와 면담을 잇달아 갖고 입주기업들을 둘러봤다. 이들은 18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추가로 업체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당국자들은 아직 군부 일행의 일정이 하루 더 남아 있는 만큼 방문의 의미를 규정하는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입주기업 관계자나 정부 당국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북한이 12.1 조치를 공식 예고하기 6일 전인 지난달 6일 김 국장 일행이 공단 실태조사를 왔을 때와는 분위기에 다소 차이가 있는 듯 보인다.

당시 북한 군부 관계자는 기업체를 돌며 ‘철수에 얼마나 걸리느냐’는 등의 언급을 하며 자신들의 방문이 대남 압박용임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에 김 국장 일행은 현지 법인장들과의 대화에서 자신들이 밝힌 방문 목적인 ▲12.1조치의 취지 설명 ▲12.1 조치 이행상황 점검 ▲개성공단 현황 파악 등에 치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기업체들을 돌며 김 국장 일행이 공통적으로 질문한 것은 생산품목.북측 종업원 수.남측 상주인원 수.원부자재 납품과 관련해 연계된 업체수.북측 근로자에 대한 휴식보장 여부.생활보장제도.채용방법 등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국장 일행은 또 “개성공단은 우리민족이 낳은 좋은 상징”이라던가 “세계적으로 긴장된 접경 지역을 상대에게 내준 선례가 없다”는 등의 언급을 하고 개성공단의 혜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청취하는 한편 자신들이 12.1 조치를 취한 것이 우리 정부가 6.15, 10.4 선언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은 12.1 조치가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남측 당국의 잘못된 인식과 남측 당국의 반공화국 반평화적 태도에 기인된다며 12.1 조치는 일시적이거나 감정적.상징적 조치가 아니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첫날 행보만 봐서는 추가적인 남북관계 차단조치를 예고하기 위한 방문으로 보기는 조심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창근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부회장은 “위화감을 조성하고 2단계 조치를 하려는 듯한 위협적인 발언은 거의 없었고, 자신들이 기업활동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통일부가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하듯 북한 군부도 기업들에 현 상황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식의 여론전을 펴려는 것일 수도 있고, 12.1 조치가 자신들이 의도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적 분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중량급 군부 인사인 김영철 국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 자체가 12.1 조치가 ‘1차적’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남 압박 차원이라고 보는 이들이 없지 않다.

즉 남북관계의 상당부분을 단절한 12.1 조치가 있었음에도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다음 단계 조치를 생각할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군부의 이번 공단 방문은 12.1 조치가 실제로 기업활동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실측한 뒤 다음 단계 조치의 밑그림을 그리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단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아직 북측의 현장 방문 일정이 하루 남아 있는 만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