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부 ‘행동’ 위협으로 대남 압박 강화

북한 군부가 27일 남북 군사실무자 접촉에 이어 28일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표단의 대변인 입으로 밝힌 대남 입장 3개항은 지난 2일 남북군사회담과 16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에서 밝혔던 남북관계 전면차단 등의 경고를 곧 행동에 옮기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제목은 ‘최후통첩’성으로, 그만큼 대남 압박과 위협 수위를 급격히 높인 것이다.

특히 제2항은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타격수단”이라는 표현 방식을 통해 남한에 대해 직접 핵무기 위협을 가하는 것을 피하면서도 ‘핵무기 보유’를 은연중 상기시킴으로써 주목된다.

북한은 2006년 핵실험 후 ‘핵억제력’이라는 말로 핵무기 보유를 과시하면서도 이는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자위용이며 남한도 자신들의 핵억제력 덕을 보고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으로 밝힌 제1항과 3항은 지난 2일 남북군사회담과 16일 논평원의 글, 27일 군사실무자 접촉에서 남측에 경고한 것을 재확인하면서 곧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가 지속된다면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공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남측 인원의 통행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고 위협했다.

남측 정부는 민간단체의 행동이어서 남한 체제의 특성상 정부의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북측은 이를 ‘변명과 구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북측 대변인이 주장한 “날조된 모략여론전”이란 원정화 간첩사건이나 진보단체들에 대한 검.경의 대공용의 수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사망설, 북한 붕괴론과 그에 따른 급변사태 대비론,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화 주장 등 남쪽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반공화국(북한) 대결 소동”을 포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경우 자신들의 경제적 실리도 타격받겠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불안 상황에서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한반도 안보 리스크의 부각으로 남한 경제 전체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 대변인은 3항에서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 및 이들 선언에 따른 남북군사합의의 이행을 남측에 요구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의 전면차단이라는 “중대결단이 실행되게 될 것”이라며 북한 군부는 이 결단을 “강력한 군사적 힘으로 담보해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다만 “말로 외우는 두 선언에 대한 존중이나 합의이행을 위한 대화재개보다는 실제적인 실천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이명박 정부가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행의지를 보여줄 것을 주문함으로써 지난 16일 논평원의 글에 이어 다시 한번 남한 정부의 대응을 보겠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북측 대변인의 대답중 가장 눈길을 끄는 제2항은 남측이 “우리에 대한 기본 타격방식”으로 “선제타격”을 선포했다며 남측이 선제타격하려 할 경우 그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특히 “우리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타격수단에 의거한 상상밖의 선제타격”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우리식의 앞선 선제타격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반민족 반통일적인 모든 것을 재더미로 만들고 그 위에 통일조국을 세우는 타격전으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4년 당시 북한의 박영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남측 대표단을 향해 위협한 “불바다” 발언을 연상시키는 이 발언은 남한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한 붕괴론과 북한 접수와 진주, 작전계획 5029, 급변사태 대비 등의 논의에 대한 격앙된 반발로 보인다.

대변인이 “핵무기보다 더 위력적인 타격수단”이라고 말한 것은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는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핵무기 위협을 가한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낳는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는 미국 등의 대북 침략에 대비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핵무기의 존재를 과시함으로써 남쪽을 위협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민들의 충성과 단결을 강조할 때 “핵무기보다 강한 일심단결”이라는 말을 쓰고 있고, 제2차 북핵 위기 발발 때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핵무기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고 주장하긴 했으나 이번 ‘대답’과는 다른 맥락이다.

이와 관련,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실질적인 군사적 행위를 단행하겠다는 것보다는 북한의 급변사태 등을 겨냥한 남측의 군사적 대응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경고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이전에도 중대결단 운운하다가 실제 핵실험을 한 전례가 있다”며 “북한이 실제 어떤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남측이 군사훈련을 하다가 실수한 것이라든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문제를 구실삼아 공격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남측을 자극하면서 내부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불식하고 자신감을 북돋우는 내부 결속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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