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민소득, 남한의 100분의 1에 불과”

그 동안 한국은행에서 발표해오던 북한의 국민총소득(GNI)에 대해 현실성이 크게 결여된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7일 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와 정책’ 3월호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남북한의 경제력 규모는 35분의 1이 아니라 100분의 1에 불과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남한의 50분의 1정도 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8월16일 한국은행은 ‘200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결과’ 보고서에서, 북한의 2006년 GNI는 256억 달러로 남한의 35분의 1수준이며, 1인당 GNI는 1,108달러로 남한의 17분의 1수준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이 수치는 2005년 기준으로 중국의 3분의 2에 해당하고, 베트남보다는 두 배나 높은 수치”라고 지적하며, “단순화시키면 북한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들보다도 두 배나 더 잘산다는 말이 되는데, 이는 누구도 믿기 어려운 수치”라고 말했다.

그 동안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북한관련 통계수치는 북한의 경제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계자료이자 각종 정부보고서의 북한관련 기초자료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북한관련 통계수치가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북한관련 통계수치가 북한의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행의 북한 국민소득 측정 방식이 보편적인 국민소득 추계방법에서 크게 일탈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GNI 추정 방식에 대해 “한국은행은 북한의 피복 공장에서 생산된 북한 의복의 가치를 계산할 때, 북한의 물가가 아닌 남한의 물가를 적용해 가격을 매기고 남한 원화의 대미환율을 적용해 북한의 GNI를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북한의 시장에서는 실제 미화로 10달러도 되지 않는 옷을 한국은행은 남한의 가치를 적용해 50달러로 계산하는 것”이라며, “이는 경제학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국민소득 추계방법에서 크게 일탈되어 있는 방식”이라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필자가 한국은행 사람들에게 ‘이러한 비현실적인 자료를 왜 만드는가’라고 물었더니, 이 추정치는 북한의 각 분야 산업동향(추세)을 연례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유용성이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며, “이것은 많은 국민들이 한국은행의 발표를 보고 산업동향보다는 국민소득 수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통일부가 2006년 한국은행 추정의 문제점을 극복해보고자 전문가들에게 보편적인 방법을 사용한 북한의 GNI 산출을 용역 의뢰했더니, 국민총생산 면에서는 2006년 기준으로 남한의 100분의 1에 해당하며, 1인당 GNI는 약 50분의 1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추정치 발표’를 중단하거나, 잠정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실제적인 북한 국민소득을 기존의 추정치와 함께 발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