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경서 ‘강연제강’ 넘기려던 40대 여성 체포”



▲데일리NK가 지난해 4월 입수한 직맹학습제강과 강연제강 영상 캡처 사진.

최근 북한 국경지역에서 내부 ‘정치지식’ 책자와 군부대 ‘강연제강’을 밀수품에 넣어 중국으로 내보내려던 한 여성이 발각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경북도 무산에서 조선 ‘정치지식’ 책자와 군부대 ‘강연제강’을 넣은 물고기 박스가 국경경비대에 발각됐다”면서 “강연제강 등 문건들이 발견되면서 간부들은 직장에서 하는 강연도 끝나기 바쁘게 (강연제강을) 바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물고기 박스를 넘기려던 사람은 40대 여성으로 현재 도(道)보위부 구류장에서 취조를 받고 있다. 밀수짐을 넘겨주기로 사전에 약속된 국경경비대원이 박스가 무거워 떨어뜨려 터지면서 국경을 통해 강연제강 등이 넘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던 다른 경비대원이 발견하면서 체포됐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 단위 간부들은 물론, 기관기업소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강연을 하고 바로 반납하지 않으면 보위부나 보안서의 의심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당 비서들과 기관장들의 신경은 어느 때보다 예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고기 박스에서 발견된 ‘정치지식’은 북한 노동당의 정기간행물로 시기별 당의 정책을 담고 있는 소책자다. 이 책자는 행정, 근로단체 초급간부 이상이 열람하고 주민들에게 학습시켜야 한다.

군부대 강연제강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정치·군사적인 사상을 주입시키고, 미국과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주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강연제강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가장 강력한 사상·정신적 양식으로 간주돼 여성은 처벌을 면치 어려울 것이라고 소식통은 우려했다.

북한에서 진행되는 강연회는 보통 강연제강과 학습제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강연을 진행하는 당 간부는 강연제강 등을 완벽히 숙지하고 관련 내용 해설과 함께 각 단위에서 제강 내용과 결부시켜 사업을 진행할 것을 독려한다. 강연제강은 최근 당이 제시한 노선과 정책, 그 집행을 위한 과업과 방도를 해설하고 있다.

강연제강은 원칙적으로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작성해 각 단위에 내려보내고 군부대는 총정치국에서 내려보낸다. 강연제강은 각 단위 선전부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수개월이 지나면 수거할 것이라고 지시해 놓는다.

각 기관 정치부와 선전부에서는 강연을 진행한 후 강연제강이나 학습제강에 기록된 기일 내로 상급 당에 바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강연제강을 바로 수거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내부 정보 유출 차단을 위해 국경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오고 있다.

특히 북한은 올해 초 형법 제60조에 해당하는 ‘국가전복음모죄’에 남한 등 외국과의 불법 전화통화와 송금작업, 탈북방조와 국가기밀 누설 등 5가지 사항을 추가해 처벌을 강화했다.

지난 3월에도 국경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내부 소식 유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 특히 그동안 국가 기밀로 취급하지 않았던 ‘쌀값 등 물가’ 정보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하면서 정보 유출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보위부는 체포된 여성의 친구가 남한에 가 1년간 지속적으로 감시를 해왔다”면서 “현장에서 발각된 것이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도 없어 수용소로 보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함께 장사를 하던 친구가 남한으로 갔기 때문에 더 철저히 감시를 해왔을 것”이라면서 “보안서나 보위부는 타격대상을 정하면 끝장을 보기 때문에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주민들의 반응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