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경경비대엔 아직도 ‘남한쌀’ 보급”

올해 들어 우리 정부의 대북식량지원이 중단됐지만 북-중간 국경지역을 지키는 국경경비대와 국경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들에게는 아직도 한국정부에서 지원한 쌀이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장에서도 현재까지 대북지원 쌀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 “장마당(시장)에서 아직도 ‘대한민국’ 정부지원 쌀이 팔리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팔리는 쌀은 군 간부들이 몰래 장사꾼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양강도에 있는 소식통도 “군대들이야 ‘대한민국’ 쌀을 먹지 뭘 먹겠느냐”면서 “최근엔 중국 강냉이(옥수수)쌀을 섞어서 먹는 부대들도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에게 식량으로 공급되는 쌀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국경경비대의 경우 지난 3월 한 달 만 제외하고(3월에는 북한 산 입쌀과 중국산 옥수수를 5:5의 비율로 먹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 지금까지 100% 한국 정부에서 지원한 입쌀을 먹고 있다는 것.

그러나 국경지역을 제외한 내륙지대 군인들은 잡곡(옥수수, 밀 등)을 주로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지역 군인들에 한해서는 군복, 신발, 세숫비누와 같은 생필품들도 제때에 지급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이 이렇게 국경경비대를 비롯한 국경지역 군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돌리는 것은 군인들의 탈북과 밀수를 막기 위해 지난 2000년 김정일이 내린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많지는 않지만 지금도 장마당에 가면 ‘대한민국’ 쌀을 살 수 있다”면서 “군대 후방군관(보급장교)들과 식당 근무(당번)를 맡은 대원들이 몰래 빼내 장사꾼들에게 넘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는 대한민국 쌀이 맛이 좋아 제일 비쌌는데 지금은 오랫 동안 보관하던 것이어서 그런지 밥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국 쌀보다 오히려 값이 낮다”며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는 중국 입쌀은 1kg에 2500원인데 대한민국 쌀은 2300원(7월 1일 회령시 장마당 가격)이다”고 했다.

그는 “여기(회령)에서 팔리는 중국 쌀이 중국 현지에서는 1kg에 2원80전(북한 환율로 1440원)짜리인데 중국 장사꾼들과 밀수꾼들이 3원20전(1610원)으로 속여서 넘기고 있다”면서 “그래도 제 땅에 쌀이 없으니 억울한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고 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지금까지 군대들은 다 ‘대한민국’ 쌀을 먹고 살았다”고 했다. 또한 “많고 적은가가 문제이지 장마당에 ‘대한민국’ 쌀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5개월에 걸쳐 국내산(15만t) 및 외국산(25만t) 쌀 40만t을 북측에 제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