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가대표 선수들의 불만…“예술인보다 등급 낮아”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선수 12명과 지원2명, 감독1명으로 구성된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충북 진천 선수촌으로 이동해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다./사진=통일부 제공

진행 : 평창동계 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림픽에 참여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단 선수단이 오늘 방한하면서 그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지만, 북한에서 어떤 식으로 생활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설송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설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은 체육 발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요. 2013년 한국에서 진행된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에서 여자 축구 우승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여자 축구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었는데요.

김정일 시대 예술인을 우선시하던 흐름이 지금은 체육으로 바뀌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특혜는 있었는데요. 하지만 예술인보다 한 등급 낮은 월급과 선물정치로 불만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시간에는 북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진행 : 먼저 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대표선수 선발과 감독 선출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이번 동계 올림픽 참여를 북한 당국이 미리 계획하고 있었다면 1년 전부터 선수 선발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입니다. 이 사업은 조선 체육지도위원회에서 주관하는데요. 4·25체육단(인민무력부(군) 산하), 압록강체육단(인민보안성(경찰) 산하), 기관차체육단(철도성, 철도부 산하) 등 중앙 체육단에서 4급 이상 선수들이 선발돼 국가종합체육단에 소속됩니다.

하지만 국내 공화국선수권대회에서 1등 한 선수는 6급이라도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일단 국가대표팀이 구성되면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종합체육단에서 훈련하거든요. 또한 여기서 선수가 많이 선발된 체육단 감독이 책임감독이 되고요. 선수단과 총감독, 감독 관리는 조선체육지도위원회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 : 선수들을 대상으로 급수를 매기는 방식이군요. 이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 각 체육단 선수들 급수는 무급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이후 연한과 성과에 따라 7급부터 1급까지 승격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되지 못하더라도 10년 선수로 활동하면 4급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해 금메달을 따게 되면 1, 2급으로 될 수 있고요, 또한 호칭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세계선수권대회 1등은 인민체육인, 아시아선수권대회 1등은 공훈체육인이 된다는 말입니다.

특히 국가 이미지 향상에 공헌을 했거나 수령의 위상을 높였을 경우 노력영웅, 공화국영웅 등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 대의원 특혜도 주어지는데요. 주택과 자동차를 선물 받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권력까지 획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마라송(마라톤)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박영순, 정성옥 선수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진행 : 체육선수들도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라면 급수에 따라 차등 지불되겠네요?

기자 : 국가대표출신으로 2011년 탈북한 김명(가명) 씨에 의하면 “5급 이하는 월급이 많지 않지만 4급부터는 공장 기업소 지배인 월급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또한 “1급 선수가 될 경우 도당 책임비서(위원장) 월급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는데요.

김 씨에 따르면요. 선수들의 월급은 본 체육단에서 지불하지만 국가대표 금메달 수상자는 국제기구에서 들어온 자금을 국가 체육지도위원회가 배분하여 선수에게 월급 외 매달 지불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각 체육단에 외화벌이 회사가 있다는 점인데요. 예산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시대 “예산을 자체 확보하라”는 방침에 따라 외화벌이 회사가 조직되었는데요. 예를 들면 인민무력부 소속 강성무역회사가 북한에서 막강한 체육단으로 알려진 4.25체육단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주는 식입니다. 소속된 외화벌이 회사의 힘에 따라 체육단 위상이 오르고 내린다는 것이 국가대표 출신 탈북자의 설명입니다.

진행 : 각종 선발 과정에서 북한은 ‘출신 성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선수 선발에서는 어떤가요? 

기자 : 각도 체육단 선수선발과정에는 성분을 별로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유는 국제경기에 나가야 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능력 위주인거죠. 그러나 국가체육단 선발부터는 성분을 따진다고 합니다. 

해외 경기를 나가게 되면 자본주의를 깊이 체험하게 되는데요. 이탈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국가체육단선수 선발에는 성분조회를 철저하게 진행한다고 합니다.

진행 : 지금까지 설명을 들어보면 체육선수들의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술인보다 체육인은 한 등급 낮다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 체육선수 3급이 예술인 4급 월급과 같다고 합니다. 또 체육인들은 국제경기에서 우승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지만요. 예술인들은 1호 행사나 국가수반 연회 공연마다 고급 선물박스를 받는 것이 알려져 체육선수들의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국가대표 출신 탈북자는 “체육인들 속에서는 ‘땀 흘려 훈련해 고생해서 람홍색 깃발을 올리는 건 체육선수들인데 무시당하고 있다’고 불만이 많았다”며 “예술인들은 무대에서 ‘지키면 승리’라는 노래만 불러도 훨씬 대우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시대 체육이 중시되면서 예술인보다 등급이 높아졌다는 소식은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현송월 단장 위상으로 미뤄볼 때 지금도 모란봉악단을 비롯한 예술인 대우는 최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 : 은퇴 후의 대우도 궁금한 대목인데요. 공훈체육인, 인민체육인들이 은퇴하면 바로 감독이 될 수 있나요?

기자 : 아닙니다. 이름 있는 선수라고 해도 은퇴 후 감독이 되려면 조선체육대학(4년제)을 졸업하고 자격증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다만 공훈체육인부터는 해당 체육단에서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선수가 체육대학 공부를 하는 동안 생활비용을 체육단에서 보장한다고 합니다. 대학 졸업이후 체육단에 복귀하는 순간 감독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훈체육인, 인민체육인은 북한에서 많지 않기 때문에 해당 체육단 입장에서는 감독 인지도에 따라 체육단 상징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경기 출전기회가 많이 부여될 뿐 아니라 단장 승진도 빨라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