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교역능력부터 확충…대규모 남북경협은 무모”

남북간 경제협력이 외형적 성과는 보일 수 있었어도 장기적으로 안정적 발전의 토대를 만들지 못해 여전히 ‘답보상태’라는 분석이다.

최근 남북물류포럼(회장 김영윤)이 발간한 ‘INFLO’(창간호)에서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경협의 단번도약 환상에서 남북은 깨어나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태우 정부에서 부터 시작해 20년 동안 진행된 남북경협이 지금도 답보상태에 놓인 것은 역대 남한 정부가 대규모 투자 사업으로 주목을 받으려고 하거나, 성과를 과시하려는 조급한 욕심 때문”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조 교수는 남북경협과 관련, “사실 투자는커녕 교역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것이 남북경협의 현실”이여서 “대규모 투자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경협의 현실로 볼 때 임가공을 우선 추진하고 그를 통해 북한의 교역능력을 확충한 후 북한의 법적·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순리”지만 “짧은 기간에 커다란 성과를 보이고 싶어 하는 남북 양측의 인센티브로 인해 대규모 투자 사업에 초점을 맞춰져 왔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남북경협은 안정적 성장기반을 갖지 못하고 계속 초기상태의 모색만을 지속하는 형편이다”고 설명했다.

북한에게 남한은 최대 투자국이고 제2의 교역대상국이며 제 1의 수출시장으로 매년 커다란 규모의 교역이익을 보고 있지만 남북교역과 투자의 확대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규모 남북경협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조 교수는 북한의 태도를 비난했다.

조 교수는 남북교역과 투자와 확대를 위해서는 “(북한은) 통관·통신·통행의 간소화, 항만설비의 현대화, 북한 노동자 채용·해고의 자율성 등 현실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대남일꾼을 정치와 무관한 경제일꾼으로 바꿔야 하고, 불필요한 요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변화해야 경협을 시작하겠다는 (이 정부의) 자세는 경협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동일한 메시지”라며 “정책은 현실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지 현실의 문제점이 개선돼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정책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5대 중점 프로젝트의 내용 중 ▲북한지역 내 5대 자유무역지대 설치 ▲연간 300만 달러 이상 수출 가능한 100개 기업 육성 ▲400억 달러 상당 국제협력자금 조성 등은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불필요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이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의 목적이 분단의 아픔을 넘어서기 위한 것이라면 이산가족과 납북자 문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더 늦어서는 안 될 가장 절박한 현실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퍼주고라도 해결했어야 할 것은 정상회담이 아니라 그 문제(이산가족, 납북자)였으며, ‘비핵·개방3000’보다 시급했던 것은 ‘분담아픔 해결구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병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남경협을 전면 중단시키는 직접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환경 개선에 전혀 나서지 않음으로써 경협에 심각한 지장을 수 있다”며 “이미 북한은 (남한)경협업체에 대해 50% 이상의 과도한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3통 문제는 거론조차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한이 희망하고 있는 대남경협 사업 분야는 ▲김정일 현지시찰·휴양지 도로 개보수사업 ▲북한 주민 살림집 단장사업 ▲농지 수로 개보수 정비사업 기법 전수와 장비 지원 ▲평양화력발전소 개보수사업·중유저장소 건설·풍력 발전소 등 에너지 협력사업 ▲개성공단 내 합영 금융회사 설립 ▲북한제철소 남한제철소로 하청공장화 사업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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