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와 관계없이 지난 1일부터 북한산(産) 광물 수출을 금지하자, 이런 움직임을 예상 못한 북한 당국과 군(軍) 외화벌이 회사들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3월 1일부터 석탄과 정광을 비롯한 광물 수출이 중국 세관으로 나가지 못하고 중지된 상태”라면서 “단동으로 나가는 석탄트럭들과 정광트럭들이 4일째 (신의주) 세관 앞에 하염없이 대기 중이다. 무역회사 간부들은 위(당국)의 해결책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석탄과 정광수출이 완전차단 된다는 소문을 외화벌이 회사들은 2월부터 미리 알고 있었지만 믿지는 않았다”면서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 발언이나 대책은 내놓지 않았고, 상부에서는 당분간 수출이 멎을 뿐이라고만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대범한 회사간부들은 중국 대방(무역업자)들과 바다 밀항을 토의하기도 하지만 중국 측에서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격을 확 낮춰서 중국 업체들의 호감을 끌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1, 2,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 제재에 동참하긴 했지만 무역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점차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지켜본 간부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 회사들은 여느 때와 같이 신의주-중국 단둥(丹東)을 통해 광물 수출이 정상적으로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운송에 나섰지만, 현재 가로막혀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간부들은 ‘조만간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전반적으로는 ‘단기 수출 제한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광물 수출 무역권을 대량 확보하고 외화수익을 올리던 군 외화벌이 회사와 이를 통해 외화를 확보했던 북한 당국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분석이다.
소식통은 “당 자금 확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석탄과 정광수출 완전차단은 7차 당대회를 앞둔 김정은에게도, 외화를 상납해야 하는 회사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당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만큼 마약밀수를 대량 실행해 자금수습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기간 수출 차단이 광물 수출회사 파산으로 이어진다면 애꿎은 노동자들만 생계수단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수출회사에 연결된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도 갑자기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어, 이 같은 민심 하락은 김정은에게 무시할 수 없는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북한의 수출입 화물 전수 검색과 항공유 수출 금지, 광물거래 차단, 자산 동결, 사치품 거래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