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리 “화폐개혁, 시장경제 준비 아니다”

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4일 북한의 신화폐 14종을 공개했다.


신문은 이날 평양발 기사를 통해 “11월 30일부터 국가적인 조치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새 화폐와 지금까지 써오던 낡은 돈을 바꾸는 화폐교환사업이 전국에서 일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거주지들에 조직된 화폐교환소에서 6일까지 사이에 진행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교환비률(율)은 100대 1로 한다”고 북한의 화폐개혁 단행을 전하며 “전반 가격수준은 국가적으로 가격조정조치를 취한 2002년 7월 1일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신화폐는 지폐 9종과 주화 5종이다. 지폐는 5000원, 2000원, 1000원, 500원, 200원, 100원, 50원, 10원, 5원 짜리고, 주화는 1원, 50전, 10전, 5전, 1전 짜리로 발행됐다.


이번 화폐개혁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새 돈을 발행함에 대하여’에 의거했으며 이 집행을 위한 내각 결정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2년 4차 화폐개혁 이후 사용되던 화폐는 지폐 9종(최고액 5천원)과 주화 6종(최고액 100원)이었다. 이번엔 주화 100원짜리가 사라졌다. 그러나 구화폐와 신화폐의 교환비율이 ‘100대1’임을 고려해보면, 실질적인 고액화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화폐 5천원권이 향후 북한의 시장경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러나 5원, 10원 50원 지폐3종은 ‘주체91(2002)’라고 표시되어 있어 북한 당국이 2002년 7.1경제개선관치조치 발표 직후부터 화폐개혁을 준비해오다 이번에 교체를 시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백원, 2백원, 5백원, 1천원, 2천원, 5천원 등의 고액권의 발행연도는 2008년으로 표기됐다. 


신문에는 이번 화폐개혁과 관련 북한의 의도와 향후 정책을 엿볼 수 있는 북한 관계자의 발언이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조선중앙은행 조성현 책임부원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화폐교환의 목적은 화폐유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다그치며 근로자들의 리익을 옹호하고 생활을 안정향상시키기 위한데 있다”고 밝혔다.


조 책임부원은 “현금은 100대 1로 바꾸어주었지만 개인들이 은행에 저금한 몫은 10대 1로 바꾸어주었다”며 “저금을 한 사람이 혜택을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개인들이 돈의 여유가 생기면 저금할것을 장려한다. 국가로서는 경제건설에 필요한 돈을 동원, 리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1992년 화폐교환 당시에도 개인별로 많게는 수 만 원의 적금을 예치하고도 다음해에 일부에게만 4천 원까지 돌려준 바 있어 주민들은 이러한 당국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리(이)자률에 변동은 없다. 년리는 3.6∼4.5%정도”라고 설명했으나, 화폐교환 기간중에 은행 저금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한도액과 교환비율이 어느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시기에 통화가 팽창되고 인민경제발전에서 불균형이 생기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으나, 현재는 전반적경제가 상승의 궤도에 확고히 들어섰으며 비정상적인 통화팽창현상을 근절해버릴수 있는 물질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화페교환 이후 북한내 가격에 대해서는 “가격조정조치를 취한 2002년 7월의 수준으로 될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시장경제로 가는것이 아니라 사회주의경제관리원칙과 질서를 더욱 튼튼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서의 물가의 평균수준은 2002년 7월 1일직후보다 떨어질것으로 예견하고있다”면서 “앞으로는 경제활동의 많은 몫이 시장이 아니라 계획적인 공급류통체계에 따라서 류통되게 되며 이렇게 되면 계획경제관리질서를 더욱 강화할수 있는것으로 예견하고있다”고 설명했다.


7.1조치 당시 발표된 북한의 국정가격은 쌀(kg)이 44원, 옥수수(kg) 24원이며, 월급은 1천8백원~3천원수준이었다. 그러나 화폐개혁 직전(11월 29일)까지 북한 시장 쌀 가격이 kg당 2천2백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50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시장가격과 국정가격이 화폐개혁 자체로 쉽게 좁혀질 지 미지수로 남는다.


그는 “지난 시기 국가가 기업소들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물자를 계획한만큼 원만히 보장해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시장의 리용을 일부 허용했다”면서 2003년 이후 북한 당국이 허용한 각 지역 상설시장이 ‘고육지책’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의 능력이 강화됨에 따라서 보조적 공간의 기능을 수행하던 시장의 역할이 점차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 책임부원은 화폐교환 조치와 관련된 북한 내부의 혼란과 관련 “순간에 화폐교환조치를 공포해서 실시하여놓았기때문에 하루 이틀정도는 혼란이 조성될수 있다는것을 예견하였다”면서 “4일부터는 봉사망(국영상점, 식당)이 정상가동할수 있을것으로 보고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경제관리에서 이제까지에 있었던 일부 무질서한 현상을 바로 잡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내부의 외화사용을 철저히 금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는 일체 상점, 식당들에서 외화로 주고받는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외국인이나 해외동포들이 가는 상점, 식당에서도 화폐교환소에서 외화를 조선돈으로 교환하여 쓰게 되여있다. 인차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화에 대한 중앙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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