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리, 주민에 “통화 도청되니 조심하라” 주의…무슨 일?

전파방해, 감청, 도청, 보위부, 돋보기 / 그래픽=데일리NK

북한이 전화를 통한 내부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보위부가 내부 주민들 간의 전화통화까지 도청·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8일부터 김정숙군, 보천군에서 국경과 밀접한 곳에서 자국(북한) 내 전화통화가 3일 동안이나 되지 않았다”며 “주민 대부분이 국경과 좀 떨어진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체신소(한국의 우체국 격)에 문의했더니 체신소 관리 일군(일꾼)은 ‘100세대씩 묶어서 전화를 3일에 한 번씩 주라는 보위부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답했다”면서 “관리 일군은 전화들이 다 도청되니 조심하라는 주의까지 줬다”고 말했다.

보위부가 국경연선 주민들의 모든 전화통화를 도청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100세대씩 묶어서 도청하려 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러 주민 통제를 위해 일부러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결정이다. 지역 주민들 전체를 감시할 필요가 있을 경우 장비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최고지도자의 결단만 있다면 보위부는 감시와 도청을 원활히 하기 위해 주민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의로 전화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전화를 감시 강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보위부가 유선전화를 도청하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라고 한다. 주민들을 대규모로 도청을 할 필요가 있을 때 비전문가들도 동원한다고 탈북민들은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민은 “특히 북미회담, 선거 등으로 긴장한 국면일 때 주민동향을 주시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이곤 했었다”면서 “지속적으로 감시하다 걸리면 그 주민을 중심으로 표적 감시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보위부가 평소보다 전화통화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이어지는 주요 정치행사를 앞두고 내부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는 26~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며 다음달 10일에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개최된다. 이 시기에 세계 언론들이 북한 내부의 반응이나 당국의 조치를 파악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보고, 정보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한편, 북한 주민들도 이와 유사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전화가 되지 않아서 한동안 모두 웅성웅성했는데 이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선거 관련 소식이 외국으로 나갈까 봐 그러는 조치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은 장사 말도 조심해야겠다면서 가족들 사이의 안부 문의 외에는 차라리 전화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주민들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선전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의 연관성을 높게 점치면서 “그냥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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