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과 양자대화가 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향후 미북대화와 북핵협상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북한과 협상을 갖는 세 번째 미 행정부로서 과거 북한에 끌려갔던 전 행정부와 차별되는 어떤 대북정책을 구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잇단 도발에 강력한 제재 입장을 취해왔고 도발 이후 북한의 평화공세에 대해 ‘핵문제와 관련없는 조치’라고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또한 6자회담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던 북한에 대해 미국은 그동안 6자회담 내 미북 양자대화 허용 입장을 강조해 왔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어떤 언급도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양자대화를 갖겠다고 입장을 밝힌 점을 평가할 때 미국이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저자세를 취한 것으로 향후 북한의 의도대로 이끌려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결의 1718호를 채택했지만 그해 12월 6자회담이 재개되면서 제재는 유야무야 됐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양자대화 허용은 오바마 행정부가 정권인수팀에서부터 밝혀왔던 적대국과 ‘강인하고 직접적인 대화’ 입장과 ‘북한의 핵시설을 세 번 사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던 점을 상기해 볼 때 미국의 대북정책이 과거 클린턴, 부시 행정부와는 차별적인 대북정책을 구사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현재 미국은 대북정책으로 구사하는 ‘대화-제재’ 투트랙 접근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량살상무기(WMD)릴 싣고 미얀마로 향하는 것으로 의심받았던 강남호를 회항 조치토록했던 유엔 안보리의 1874호 결의에 의한 대북 제제가 국제사회 속에서 충분한 효과를 내고 있어 북한이 요구하는 미북대화 재개를 통해서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동안 제재대상을 선정하는 등 제재가 본격 취해지고 있는 것은 수 주에 불과해 아직까지 투트랙 전략에 성패를 평가하긴 힘들다면서도 “집요하게 핵을 추구하는 상대로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는 것만으로 제재의 칼을 칼집에 집어넣었던 잘못된 관행을 반복하지 않고,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미국과 관련국의 의지로 평가된다.
또 미 행정부는 미북간 양자대화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며 6자회담의 틀에 부합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말해 본격적인 북핵협상은 6자회담 틀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미북대화에서 북핵문제에 관한 양자간 딜(deal)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밝힌 것이다.
이와 더불어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과거 북핵협상과의 차이점이라는 평가다. 한국, 일본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도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과 동시에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한 대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이 수시로 6자회담 관련국들과 협의를 통해 북핵 상황을 점검하고 있고, 24시간 대북제재만을 고민하는 필립 골드버그 미 국무부 대북제제 조정관이 이끄는 대북제재전담반을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제재국면과 대화국면을 불리해 대화 성사의 대가로 제재가 악화됐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고, 북한의 근본적인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협상 파트너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도 이번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협상을 갖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 3월 “지금까지 보다 더 고위급 북한 외무성 인사와 연결됐으면 한다”면서 북한의 변화된 행동을 만들 수 있는 인사와의 대화의지를 밝힌 바 있다.